양식어가 파산 속출 '우려'
지자체·수협 중심 소비촉진 필요

전복가격이 역대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전복양식어업인들의 파산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전복가격은 1kg당 8미 기준 전년동월 대비 31.7% 하락한, 3만3367원, 10미는 27.6% 하락한 2만9567원, 12미는 14.7% 하락한 2만7500원, 15미는 16.2% 하락한 2만4500원, 20미는 17.3% 하락한 2만1600원을 기록했다.

양식어업인들의 생산비는 1kg당 10미 기준 3만원대 수준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현 상황에서는 팔면 팔수록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지난달 말 기준 전복 양성물량은 전년수준인 14억400만마리이며 1년 이상 양성된 물량은 전년대비 5% 늘어난 7억6600만마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출하량은 지난달에 비해 8% 증가한 1500여톤 수준일 것으로 전망, 이달 전복 산지가격은 1kg당 10미 기준 2만7000~2만9000원 선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다음달이다. 5월은 가정의 달과 전복 소비촉진행사 등을 통해 수요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음달에는 수요증가요인이 크지 않다.

반면 다음달에는 폐사가 증가하는 고수온기 이전에 출하하려는 양식어업인들이 많을 것으로 보여 가격이 재차 하락, 전복양식어업인들의 경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전복양식업의 후발주자들인 청·장년층의 경우 기존에 축적한 자기자본이 적은데다 부채가 많아 이들을 중심으로 파산하는 어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복양식업계의 한 전문가는 “초창기부터 전복을 양식해온 장년층 이상의 어업인은 부채가 적고 자기자본도 비교적 많이 확보해 버틸만한 여력이 있는 반면 뒤늦게 전복양식에 진입한 청·장년층은 부채가 많은데다 자기자본도 충분치 않은터라 이들 어가를 중심으로 한계어가가 속출할 우려가 크다”며 “2000년 후반에 전복양식 붐을 타고 진입한 청·장년층에서 파산이 속출할 경우 전복 생산기반 붕괴는 물론이고 기존 양식시설을 철거하지 못해 어장환경 파괴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는 “전복양식어업인들은 전남 완도군 일대의 지구별수협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어업인들의 채권이 부실채권이 될 경우 해당 조합의 대손충당금이 급증, 경영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자체와 수협을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인 소비촉진사업을 실시해 전복 가격하락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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