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농부가 유투버로 일탈 "농촌 생활 재밌쥬?"
농사 편견 깬 라이브 방송…재미 넘어 농업·농산물 선입견 해소 앞장

시대가 변했다. 일은 놀이가 되고, 놀이는 일이 되는 시대다. 많은 젊은이들이 ‘재미’와 ‘여유’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직업과 일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기준을 고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성덕(성공한 덕후)’이나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 등 개인의 삶이나 흥미, 취미, 재미 등을 일과 연계한 신조어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농업도 변하고 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유튜브 등을 활용해 ‘농사’라는 콘텐츠로 방송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농사도 짓고, 방송도 하는 시대, 변화하는 농업의 모습을 살펴봤다.

▲ ‘16세 농부’로 매스컴에 소개됐던 한태웅도 최근 유튜브로 농사방송을 시작했다.

# 디지털 미디어, 1인 미디어 시대를 열다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은 방송에 대한 많은 제약을 허물었다.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와 유튜브, 아프리카TV, 다음팟TV 등 다양한 플랫폼은 개인이 자유롭게 방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또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는 기존 고사양·고성능 카메라를 대체하며 개인이 자유롭게 방송을 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시대’를 열었다.

더욱이 1인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BJ(Broadcasting Jacky)’ 또는 ‘스트리머’ 등 ‘크리에이터’는 대중과 소통하며 많은 인기와 부를 얻기도 했다. 2017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인기 유튜버 톱10 중 1위는 약 31억6000만원, 2위는 19억3000만원, 3위는 약 15억9000만원의 광고수입을 올렸다.

이에 따라 크리에이터는 많은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 ‘농방’하는 청년 농부 일약 ‘스타덤’

최근 농업 분야에서도 크리에이터가 늘고 있다. 기존 인기 콘텐츠인 ‘뷰티’, ‘게임’, ‘먹방’ 등에 이어 농사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 ‘버라이어티 팜’ 채널을 통해 소위 ‘농방’을 하고 있는 국내 1호 ‘농튜버(농사+유튜버)’ 오창언 씨는 농사를 콘텐츠로 방송을 시작해 1년 남짓한 시간만에 1만8000명이 넘는 구독자가 생겼다. 강원 인제군 산골의 20대 청년이 일약 유튜브 스타덤에 오른 것이다.

농사로 예능을 만들겠다는 젊은이들도 있다. ‘셋 청년농부의 B급 농업쑈’를 부제로 내건 대구의 청년 농부 세 명은 유튜브 채널 ‘농사직방’을 통해 재밌는 농사와 관련된 이야기들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6세 농부’로 유명세를 탄 한태웅 군도 최근 유튜브를 통해 방송을 시작해 구독자수가 2만5000명이 넘어서는 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TV를 통해 방송하는 참외농부 BJ연탄, 경북 문경으로 귀농한 20대 이지은 씨의 웹툰 ‘도시소녀 귀농기’도 인기를 얻고 있다.

▲ 국내 1호 ‘농튜버’로 잘 알려진 오창언 씨가 유튜브를 통해 우리나라 농산물 가격이 비싼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농업·농촌에 대한 오해·선입견 해소 ‘앞장’

이들은 왜 이런 방송을 하는 걸까? 이들은 “도시민에게 농업에 대해 알리고 싶다”며 “농업이 힘들고, 고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재밌는 일이 많으며 즐거운 농촌 생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힘든 농사의 모습을 통해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농업인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해서도 전하고 있다. 단순히 피상적인 선입견이나 이미지가 아닌 진짜 농업·농촌의 모습을 ‘재미’와 함께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농업 현장과 소비자 사이의 농산물 가격에 대한 거리감도 전한다.

일례로 오창언 씨는 ‘왜 한국 농산물 가격은 비쌀까?’를 주제로 방송을 해 많은 이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었다. 이에 많은 이들이 ‘그러게요.. 산지에선 농산물가격 참 싼데, 중간상인 손을 거칠수록 껑충껑충 뛰는 가격.. 너무나 씁쓸해요’, ‘항상 농산물의 가격 폭등, 폭락과 소수 농부들의 흑자 이유가 궁금했었고 유통마진의 경우만 생각했었는데 더 다양한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돼서 너무 흥미롭고 재밌었습니다’ 등의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단순히 농사와 재미를 넘어서 농업과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오해 해소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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