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축종별 수출시장 가능성
   2. 전후방산업, 내수시장 한계를 떨다

<프롤로그>

경기침체와 맞물려 소비자의 구매수요는 정체되어 있는 반면 산업계의 공급 능력은 확대돼 소위 ‘팔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연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화는 세계적 추세다. 이미 우리나라는 미국, EU, 아세안 등 전세계 52개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했고 그 개방화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그 과정에서 축산물시장 역시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 소위 축산 선진국이라 칭하는 미국이나 호주, EU, 일본 등은 자국내 판매보다 해외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수출국 현지의 유통 조직망을 형성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 수출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실제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5739억달러로, 이를 통해 355조원에 달하는 부가가치와 322만개 가량의 일감을 창출시켰다.

이런 가운데 축산업도 내수시장만으로는 한계에 직면하면서 수출에 대한 관심과 도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농식품 수출액은 68억2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사드여파에 따른 대중국 수출 감소와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등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2년 연속 5%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중 축산식품의 경우 사드여파와 AI로 수출에 큰 차질을 빚어지면서 가금육류가 1680만달러로 전년보다 58.7%가 감소했고 돼지고기도 520만달러로 전년보다 23%가 감소했다. 수출 효자품목이었던 유제품 역시 1억2790만달러를 기록하면 전년보다 26.4% 감소했다.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 트랜드 확산과 비관세장벽을 활용한 보호무역조치 등으로 인해 수출시장을 개척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축산 전문가들은 축산식품 수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밀려오는 수입육과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생산과잉 등에 따른 국내 수급 및 가격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우리나라 축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키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창간 37주년을 맞아 내수시장을 벗어나 세계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는 축산업 및 축산관련 산업계의 수출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

▲ 각종 우리나라 축산물 관련 제품들이 홍콩 박람회장에 전시돼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 한우
 

▲ 홍콩에 수출되고 있는 한우의 공식 마크

홍콩시장 진출로 기대감

냉장 아닌 냉동육 잠식 ‘골머리’

양적성장보다 질적성장 목표가

한우수출에 적신호

 

장기적 안목 갖고 수출에 임해야

홍콩을 발판삼아 EU 등

보다 넓은 세계시장 공략 필요

홍콩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우 수출이 올해 1분기 13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적으로는 예년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냉동육 수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지속적인 한우 수출을 위해선 구제역 등의 가축 질병문제도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 홍콩시장 진출로 한우수출 기대감 UP
 

▲ 한우가 홍콩 매장에 진열돼 있는 모습.

한우의 홍콩 수출은 2015년 12월, 1톤 가량이 수출되면서 그 시작을 알렸다. 이후 2016년에는 47톤, 지난해에는 57톤을 수출하며 매년 성장세를 기록, 누적 수출물량 100톤을 달성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동기 수출물량(15톤) 대비 다소 하락한 13톤 가량으로 집계됐지만 외적으로는 무난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냉동육’ 문제 해결해야
 

다만 수출금액은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우의 홍콩 수출금액은 330만8000달러로 전년 347만8000달러보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어 올해 수출금액은 5월 10일을 기준으로 97만8000달라수준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6.7% 가량 하락한 모습이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홍콩 내에서 냉동 한우가 냉장 한우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첫 수출부터 줄곧 양적성장보다 질적성장에 목표를 두고 진행했던 한우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임종관 태우그린푸드 무역사업부 팀장은 “홍콩 내 냉동 한우 물량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대비 수출금액이 크게 하락했다”면서 “냉장육보다 품질이 낮은 냉동육 수출 확대되는 일이 과연 우리 한우산업을 위해 올바른 길인지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지속적인 한우 수출을 위해선 한우 수출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단기적인 이익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수출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우는 홍콩을 발판 삼아 동남아나 EU 등 보다 넓은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민 축림 상무는 “현재 베트남이나 태국등에서 홍콩 바이어들을 통해 한우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동남아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와 함께 한우 전문 쉐프를 홍콩에 보내는 등 공격적인 홍보를 통해 홍콩 수출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한돈

구제역 영향으로 부산물 중심 수출

햄‧소시지 등 열처리제품도 꾸준

제품 단가 경랭력 낮아…

지속적 수출 확대 위해 합동프로모션‧해외 식품박람회 참가 등

정부‧자조금의 적극 역할 지원 필요

 

돼지의 경우 구제역의 영향으로 거의 대부분의 수출은 부산물이 중심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햄, 소시지 등 열처리제품의 수출이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홍콩 등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삼겹살, 목심 등 정육도 나가고 있어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 여하에 따라 수출 확대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한돈 부산물 수출이 대부분
 

올 들어 지난 1분기까지 통관기준으로 대부분의 수출은 부산물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필리핀은 주로 스킨이나 간이 수출됐고, 태국은 간 등이 수출됐으며, 홍콩, 일본 등의 수출도 일부 이뤄지고 있다.
 

국가별 돼지고기 수출현황을 살펴보면 올 들어 지난 1분기까지 필리핀 7톤, 4만4000달러, 태국 24톤, 1만7000달러, 홍콩, 일본, 중국 등 224톤, 144만3000달러 등을 나타내 모두 255톤, 150만4000달러로 지난해 1분기 304톤, 87만9000달러 보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제주에서 태국으로 간 수출이 물류비 지원 등의 문제로 대폭 감소한 데다 캄보디아의 경우 수출시마다 수입허가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중국의 경우 아직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수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일본 수출은 돈가스의 원료인 등심이 주력 수출품목이지만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국내 등심 가격이 올라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돈가스 수출은 원료육인 등심이 kg당 3000원 초중반은 돼야 수출이 가능하지만 현재 국내 가격이 5000원대를 형성하고 있어 수출이 힘든 상황”이라며 “일본 수출 품목으로는 열처리 가공제품인 소시지가 꾸준히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가격 경쟁력 낮아 물류비 등 지원 필요해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선 수출국 현지시식회, 합동프로모션, 해외 식품박람회 참가, 시식행사, 돈육과 육가공제품 물류비 지원 등에 대한 정부와 자조금의 적극적인 역할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2년 양돈수급위원회를 통한 각종 지원이 이뤄지면서 돈육과 햄, 소시지 등 육가공품이 일본, 홍콩, 동남아 등지로 나가면서 품질 우수성과 식품안전성을 집중 부각시켰다.
 

한덕래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부장은 “필리핀의 경우 햄과 소시지 시장이 열려 있으나 제품단가에서 경쟁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수출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적극적인 관련업계의 관심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부터 꾸준히 홍콩에 한우와 한돈을 수출하고 있는 이준호 ㈜기본 대표는 “가격경쟁력 대신 품질로만 승부하다 보니 현재 수출물량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홍콩의 마트나 고급 레스토랑 등을 대상으로 해드림 브랜드 돈육을 꾸준히 수출하고 있다”면서 “물류비, 프로모
션 등과 관련해 자조금의 적극적인 지원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 낙농
 

생우유 중심으로 지근거리 수출 시도

한류 영향으로 중국서 바나나우유 등

한국 유제품 인기도 높아

사드 문제로 인한 수출 제재조치 해결이 관건

생우유를 중심으로 중국 등 지근 거리의 수출을 계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낙농산업은 최근 국내 원유생산량이 줄어드는데다 중국 사드 영향으로 수출시장이 막히면서 수출사업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장이나 탈지분유 등의 수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유업체들의 수출 시장에 대한 계속적인 노력으로 해외 파트너를 찾는데 집중하는 등 수출시장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대중국 생우유 수출 가능성 커
 

거대 중국시장은 정치적 보복이나 자국 산업 보호 등으로 수출이 쉽지 않은 시장이지만 가장 지리상의 이점으로 생우유 수출이 가능한 시장이며, 한류 등의 영향으로 바나나우유 등 한국 유제품에 대한 인기도 좋은 편이다.
 

생우유는 2014년 7950톤 정도를 수출, 2015년 9335톤으로 늘어나며 시장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보따리상을 중심으로 한국 생우유가 계속적으로 중국시장으로 들어가 교민을 중심으로 판매되다가, 중국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꾸준히 늘기 시작했다.
 

중국 칭따오에서 10년째 거주한 안인숙 씨는 “중국현지에서도 한국 제품은 인기가 많아 중국학교는 물론 국제학교에서도 ‘한글이 쓰여진 오리지널 바나나 우유와 초코파이를 가지고 소풍에 오는 아이는 부자’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라며 “많은 유사 제품들이 나오면서 한국 제품의 인기를 증명하는데 왜 한국 유제품이 중국시장에 대대적으로 진출하지 않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 사드문제로 인한 수출 제제조치 해결이 관건
 

이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정치적 보복 등에 따른 수출 제제 때문이다. 판매고를 올리며 수출 시장에 열을 올리던 유업체들은 수출 제재로 인해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그동안 구축한 수출 인프라까지 무너지는 절망을 경험했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에 에이전시와 계약을 체결, 생우유를 수출하던 한 유업체의 관계자는 “중국내에서 한국 유제품에 대한 인기가 좋았고 한류 열풍으로 한국 제품을 찾는 중국현지인들이 늘어나고 있어 충분한 시장 가능성을 봤다”며 “그러나 사드 배치로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구축했던 인프라는 물론 홍보로 큰 비용을 지불했던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생우유 수출은 꾸준한 편이다. 비록 2017년 8185톤으로 한창 올라가던 물량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국내 유업체들의 수출에 대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탈지분유 등은 지속적으로 수출이 늘어 지난해 115톤을 기록한 바 있다.
 

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수출은 여러 위험요인이 있음에도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한국유가공협회에서는 최근 국산유제품 해외수출 확대를 위한 공동마케팅 대행사를 선정하는 등 해외 수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정치적 상황만 해결되면 바로 수출을 재개할 수 있는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가금류
 

‘K-POP’ 열풍에 세계 15개국 이상 삼계탕 인기 ‘한몸에’

EU 등 현재 타진 중 국가간 수입 검역요건 합의 기대감

AI가 중국 수출 확대 발목

급속냉동 삼계탕 수출 방법 찾아야

가금업계의 대표적인 수출품목으로는 삼계탕을 꼽을 수 있다. 삼계탕은 ‘K-POP’ 열풍에 힘입어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을 포함해 미국까지 세계 15개국이 이상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앞으로 EU 등 현재 타진 중인 국가간 수입 검역요건에 대해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경우 삼계탕 수출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2016년 6월 닭고기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시작된 중국 수출은 현재 원활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AI 수출 걸림돌, 극복방안 찾아야
 

▲ 중국시장에 수출되고 있는 레토로트 삼계탕 제품.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삼계탕이 나간 나라는 일본으로 932톤 가량이 수출됐다. 그 다음으로는 미국(610톤), 대만(345톤)이 차지했다. 반면 중국 수출 물량은 20톤에 그쳤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물량이다.
 

이는 지난해 중국 내 본격화된 한한령과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수출 중단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매년 발생하는 AI가 중국 수출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과 수출이 타결된 지 2년이 가까워져 오지만 사실상 중국에 수출 가능했던 기간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했던 AI 탓이다. 중국 정부에 등록된 국내 작업장 11개소 모두가 AI 발생 농장 인근에 있어 수출이 중단된 것이다.
 

문제는 AI 발생으로 인해 수출 중단 사태가 길어지면서 국내 삼계탕 수출업계는 처음부터 다시 판로확보에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중국 수출에 대한 업계의 의지가 저하, 중국시장 자체가 막혀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월 초 AI로 막혔던 중국 수출이 재개됐지만 2일 현재까지도 수출 물량이 전무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레토르트 삼계탕보다 맛과 품질이 뛰어난 냉동 삼계탕도 수출할 수 있도록 검역협상을 진행하고, 더불어 중국 현지 내의 보다 적극적인 시식행사 등 홍보활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AI 발생 시에도 중국시장에 삼계탕이 공급될 수 있도록 중국내 물류센터를 건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 수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는 냉동과 레토르트 삼계탕이 모두 수출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냉동 삼계탕이 전체 소비의 85%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좋다”며 “따라서 정부는 중국 내에서도 급속냉동 상태로 수출할 수 있도록 검역협상에 노력하는 한편 중국 내 거점 물류센터를 만드는 등 지속적으로 중국에 삼계탕 물량이 풀릴 수 있게 하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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