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PLS, 얼마나 준비 됐나 (상) 농약은 어디서 사야 하나

생산라인 가동·구매·비치 ‘미지수’
소면적 등록 농약 확대해도 구매 농가수 적어…재고부담
이한태 기자l승인2018.06.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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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의 전면 시행을 반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시행시기 유예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산물 재배·생산에 직결되는 까다로운 규제와 관리가 예견되는 만큼 농업인들의 우려가 큰 것이다.

실제로 최근 제주에서는 당근과 월동무 재배 농업인들이 제주도청 앞에서 PLS 시행시기 유예를 촉구하기도 했다.

내년 1월 1일 모든 농산물로 적용이 확대돼 전면 시행되는 PLS, 과연 준비는 얼마나 됐는지 점검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 농약은 어디서 사야 하나
-(하) 소비자도 알아야

 # 등록 농약 확대 ‘주력’

PLS에 대응한 준비는 소면적 재배작물의 등록약제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돼 왔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재배되는 357개 작물 가운데 등록된 농약(작물보호제)이 한 품목도 없는 작물이 218개나 됐기 때문이다. 특히 등록된 적용약제가 없는 작물은 대부분 소면적 재배작물로 부적합률도 높다.

이에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소면적 재배작물을 중심으로 직권등록을 확대하고, 그룹화 해 대표작물 등록만으로 그룹 내 작물들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통해 소면적 재배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이 사용할 수 있는 등록된 적용약제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최근 농식품부는 PLS와 관련한 농업계의 우려에 대해 “등록농약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고 127억원을 지원해 직권등록시험을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 직권등록은 방제농약이 부족한 소면적 84개 작물 대상으로 약 1670개의 농약을 등록할 예정”이라며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육, 홍보 등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제조·생산·유통도 문제

농식품부와 농진청의 이러한 노력으로 소면적 재배작물에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의 수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과연 소면적 재배작물에 등록된 적용약제를 ‘현장에서 농업인이 구매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소면적 재배작물을 위한 적용 등록약제가 기존에 생산돼 충분히 판매가 되고 있는 제품의 적용이 확대된 경우라면 제조·생산에 문제가 차질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만일 새롭게 적용된 약제거나 일부 소량만 생산되던 약제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역 내에서 소면적 재배작물을 구매할 소비자인 농가수가 적기 때문이다.

우선 제조·생산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수익성을 따질 수밖에 없는 제조사의 입장에서 판매량이 많지 않은 제품을 위해서 별도의 생산라인을 가동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재고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농약은 대부분 시판이나 농협 등 판매상을 통해 유통된다. 이곳에 비치되는 농약은 박스 단위로 공급되지만 이를 구매할 농가 수가 적다면 박스로 들여온 농약의 태반이 재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재고부담으로 판매상에서 구매·비치를 꺼릴 수 있다.

소면적 재배작물에 적용된 등록농약이 늘어났다 하더라도 지역 농업인이 구매할 수 있는 곳에 비치될 가능성이 낮다고 우려되는 이유다. 이는 특히 장기적으로 소면적 재배작물 전용약제의 개발과 생산의 문제와 연결될 수도 있다.

작물보호제업계 한 관계자는 “소면적 재배작물에 대한 등록을 확대한다고 하지만 실제 제조사들이 수익성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서 생산을 할지는 미지수”라며 “시판 등 판매상에서도 재고부담을 떠안으면서 소면적 재배작물 등록약제를 비치할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한태 기자  lht0203@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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