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숙유기질비료(가축분퇴비·퇴비 등)에 양분함량이 표시돼 있지 않아 이를 사용하는 농업인이 적정시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수년 째 이어지고 있다. 적정시비를 의무화하는 양분관리제가 확대 시행되고 있는 요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미뤄질수록 농업인은 물론 부숙유기질비료 산업 발전에도 피해가 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숙유기질비료 양분함량 표시를 주장하는 입장은 농업인이 비료제품에 표시된 질소·인산·칼리 등의 양분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작물별 표준시비량에 입각해 적정량을 시비할 수 있는데, 부숙유기질비료만 양분함량을 표시하지 않는 건 문제라고 말한다. 

반면 부숙유기질비료 양분함량 표시에 실질적인 어려움을 지적하는 입장도 있다. 계분·돈분·우분 등 가축별 분뇨마다 양분 차이가 있고 부숙과정과 저장상태에 따라 양분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 정확한 양분함량 표시에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이다. 

양측의 의견이 일리가 있지만 확실한 건 부숙유기질비료의 양분함량 표시 없이는 적정시비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작물별 표준시비량을 준수하려면 먼저 비료 제품의 양분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농촌진흥청 및 학계는 부숙유기질비료의 자율적 양분함량 표시를 권장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양분관리제 시행에 따라 더욱 엄격한 농경지 양분관리를 요구받는 농업인에게 양분함량이 표시되지 않은 부숙유기질비료는 불편을 초래한다. 이는 결국 부숙유기질비료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숙유기질비료 양분함량 미표시가 부숙유기질비료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자충수가 되지 않도록 업계는 관련 논의를 조속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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