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하락 우려…관계기관 재해대책 가동

[농수축산신문=이한태 · 박현렬 기자]

한반도에 물폭탄을 내린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호남과 충남, 경남 등 전국적으로 농경지 침수와 유실 피해가 이어졌으며 닭과 오리 등의 가축 피해도 잇따라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3일 현재 농작물 8456.5ha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4169.4ha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으며 이어 전남 2577ha, 충남 1607ha, 경남 80.7ha 순으로 나타났다.

작물별로는 벼가 7234ha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고, 전작이 737ha, 채소 214.7ha, 특작 56.3ha, 과수 9.8ha, 기타가 204ha로 집계됐다. 특히 기존의 재배하던 작목 외에 타 작목으로 전환한 농가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재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벼는 어린묘 시기에 물에 잠기면 치명타지만 지금은 배수만 빨리 해주면 큰 피해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하지만 콩 등으로 작목을 전환한 농가들은 심지 못했거나 심었어도 다 물러지는 등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도 “전남·북 지역을 중심으로 논둑이 터지는 등 침수 피해가 전해지고 있다”며 “벼(중만생종)는 이미 뿌리가 자리를 잡아 큰 피해가 없지만 깨, 콩, 사료작물 등으로 타작물 재배에 들어간 이들이 습도가 높아 모가 녹는 등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생산과잉, 소비침체 등으로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과일, 채소의 경우에는 이번에 내린 폭우로 가격 하락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박성환 (사)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지방지회장은 “수입과일 반입 증가로 국내 과일 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있는데 비로 인한 과일 당도, 품위 저하 등으로 추가적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며 “비를 맞은 농산물은 높은 기온에 취약해 부패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만큼 농가에서 출하 전 선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 지회장은 농업인들이 좀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품위가 현저히 낮은 농산물은 출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농협 등 관계 기관들은 태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을 위한 대책을 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비상근무 체재를 가동하고 피해 농작물 복구를 위한 농약대와 대파대는 지난해 말 대폭 인상된 지원단가를 적용해 지원하고, 피해가 심한 농가의 경우 생계비와 고등학생 학자금, 영농자금 상환연기·이자감면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피해농가가 희망할 경우 원활한 재해복구와 영농추진을 위해 저리의 ‘재해대책경영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농협도 △피해복구 신속지원을 위한 재해자금 긴급지원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농가에 대한 보험금 신속지급 △각종 농업자재 할인 공급 △살균제·살충제·영양제 등 할인 공급 △농·축협 및 농협은행을 통한 대출자금 지원 △기존대출에 대한 이자 및 할부상환금 납입유예 등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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