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공격적 수입육 공세 속 한우시장 해법은

한우 가격부담…넘어야 할 산 홍정민·이문예 기자l승인2018.07.04 10:5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농수축산신문=홍정민·이문예 기자] 

경기도 광주에 사는 주부 최모(33)씨는 요즘 마트의 수입육 코너를 둘러보는 일이 많아졌다. 고기 요리를 즐기는 가족들 때문에 이왕이면 국내산 소고기로 구입하려 하지만 수입육과 가격차이가 너무 커 부담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최 씨는 “요즘은 수입 소고기도 품질과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게다가 가격도 싸다 보니 한우 가격이 많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수입 소고기를 즐겨 먹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FTA(자유무역협정) 이행에 따른 소고기 시장 개방으로 미국산, 호주산과 같은 수입 소고기가 물밀 듯 밀려오며 한우시장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가격 경쟁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수입 소고기를 도저히 막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자급률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한우는 이대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일까.

 

# 소비 브레이크 거는 한우 가격

실제로 지난 1일 국내 한 대형마트 정육 매장에선 수입 소고기 홍보가 한창이었다. 매대에는 수입 소고기가 가득 진열돼 있고 호주산 소고기 스테이크용 안심의 가격이 100g 당 6720원, 등심은 3990원을 나타냈다. 반면 나란히 놓인 국내산 한우고기의 경우 안심이 100g당 1만3900원, 등심은 7490원으로 국내산 소고기가 호주산에 비해 2배 가량 비쌌다. 

최근 우리 국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소고기의 약 60% 이상이 수입 소고기가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 소고기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고기 자급률은 41%를 나타냈다. 이는 한우와 육우를 합친 것으로 특단의 대책이 없을 경우 장기적으로 자급률은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형우 농경연 축산관측팀장은 “국내 소고기 생산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자급률은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라며 “자급률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면 수동적 입장에서 소고기 문제를 볼 수밖에 없어지고, 수입육을 비싸게 사먹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한우고기가 위기에 몰리게 된 데에는 가격 요인이 가장 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주로 구이나 스테이크용으로 많이 소비하는 안심의 경우 지난 5월 기준으로 국내산 한우 1등급의 소비자 가격은 100g당 8990원이었으며, 미국산 소고기와 호주산 소고기는 한우 가격의 20% 정도에 불과한 각각 1790원, 1990원이었다. 국거리나 장조림 등으로 소비하는 양지의 경우에도 한우 1등급은 100g당 5290원, 호주산 소고기는 한우 가격의 34%에 불과한 1800원이었다. 수입 소고기로 식탁을 차리면 같은 부위라도 최대 5분의 1의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손종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수입 소고기의 수입단가와 비교했을 때 한우는 도매단가부터 3배가량 더 비싸다”며 “그러다보니 소비자에게 ‘우리 축산물, 우리 한우를 소비하자’고 설득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로 한우 관련 생산자 단체, 한우자조금이 주최하는 자체적인 소비 촉진 사업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서도 자체적으로 한우를 이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쉽사리 소비자의 구매의사로 이어지진 못하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5월과 비교해 올해는 같은 기간 한우의 판매량은 5% 감소하고, 반대로 수입 소고기의 판매량은 5% 증가했다”며 “기본적으로 한우에 대해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마트도 나름대로 한우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행사를 많이 펼치고 싶지만 지금으로써는 물동량이 부족해 가격을 맞추기조차 힘들다”고 밝혔다.

 

# 등심·안심 외 부분육으로 승부

현재 국내산 소고기에서 등심, 안심과 같은 주요 부위를 제외한 정육(살코기) 가격은 ㎏당 3만원대로 수입 소고기의 등심, 안심과 단가가 비슷하다.

손종헌 한우자조금 사무국장은 “국내산 소고기 정육 부분을 잘 활용하면 수입 소고기와 가격 면에서도 겨뤄볼 만하다”며 “요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테이크 수요가 늘고 있는데, 보섭살이나 앞다리살과 같은 정육을 숙성시키거나 시즈닝해 스테이크로 소비하는 것이 한우 소비 촉진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2016년 기준 27.9%, 2인 가구는 26.2%으로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이 1~2인 가구에 속하는 셈이다. 이에 손 사무국장은 “스테이크의 형식으로 소고기를 소비하는 것은 1~2인 가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노인 층이나 젊은 층의 라이프스타일과도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간편하고 빠르게 식사하고자 하는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정식 대체식품(HMR, Home Meal Replacement) 소비 트렌드로 미뤄볼 때 팬에 굽기만 하면 완성되는 스테이크는 노인 층과 젊은 층의 소고기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매력적인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소량·소포장 확대하고 정육점형식당 유통단계 최소화

이와 함께 한우에 대한 가정소비를 보다 늘리기 위해선 소량·소포장 확대를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육가공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가정내 냉장고 보관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100g, 150g, 200g 등 소량을 포장해 판매할 필요가 있다”면서 “결국 한우의 자급률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로 가정 내 소비를 늘려야 하고 그 포인트는 소비의 회전율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가도 당장 근시안적 이익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노력에 동참해야 하며, 유통·판매 단계에선 수입육과 차별화를 위해 신선도를 기본으로 등급에 따른 유통·판매 채널을 다양화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거점을 중심으로 도축장에서 직영판매장 겸 식당을 운영하게 되면 유통단계를 최소화할 수 있고 가격 대비 품질, 이른바 ‘가성비’를 충족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것은 물론 지역 정육점들의 소비자가격 인하도 유도해 결국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호길 한국축산물처리협회 전무는 “550만원짜리 소를 도축 한 후 1100만원에 유통한다고 할 때 여기에는 유통비용, 냉동·냉장비, 금융비, 600g 판매시 20~30g 판매로스 처리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면서 “한우 고급화는 고급 식당, 대형마트 등으로 유지하더라도 정책적, 제도적 지원 등을 통해 1등급 이하 일반육을 판매할 수 있는 정육점형식당을 전국적으로 보다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정민·이문예 기자  moonye@aflnews.co.kr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정민·이문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식회사 농수축산신문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08140  /  등록일자 : 2008.11.06  /  제호 : 농수축산신문
발행인·편집인 : 최기수  /   주소 : (06693)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천로2길 12(방배동)  /  대표번호 : 02)585-0091
팩스번호 : 02)588-4905,4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희
Copyright © 2018 농수축산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