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수렁에 빠진 ‘미허가축사 적법화’ 이대로 둘 것인가- <上> 현장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법령 부지기수‧제도개선 지지부진 ‘발목’ 박유신 기자l승인2018.07.0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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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인허가권자 지자체 비협조적 여전히 문제

경제적 손실 우려로 농가 문제 인식 결여

  <上> 현장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下> 남은 기간 해결 과제는

“실상과 달리 외부에는 매우 적극적이고 문제 없는 모습인 마냥 비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오히려 중앙정부보다는 지자체가 더 적극적인 것 같아요.”, “이행계획서 제출 시한은 다가오는데 개학 전날 부랴부랴 하는 초등학생 방학숙제도 아니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때가 되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축산농가들이 지난 3월 24일 미허가축사 적법화 기한연장에 따라 지자체에 신청서를 제출한 지 3개월이 지났다. 적법화 이행계획서 제출기한인 오는 9월 24일까지 3개월 가량 남은 현재 현장의 미허가축사 적법화 담당자들은 이같은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가 미허가축사 적법화 지원을 위해 범부처 차원의 중앙 TF를 구성·운영하고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지원단을 꾸려 독려하고 있지만 9월 이후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적법화 신청서를 제출한 3만9501농가 중 지자체에 이행계획서를 제출한 이는 파악이 무의미할 정도로 미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개월 가량의 기간이 남아있어 아직까지는 섣부른 판단이라 볼 수 있지만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18일 농업인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적법화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약속한 이후 현재 국무조정실에선 미허가축사 제도개선 과제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적법화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지지부진한 제도개선이 발목 잡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적법화 지원을 담당하는 이들은 지지부진한 적법화 상황에 대해 토로하며 다양한 이유를 털어 놓는다.
 

우선 가장 큰 이유로 적법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허가축사 적법화 신청서를 제출한 3만9501개의 미허가 유형의 보면 이격거리 미준수 35.9%, 경계침범 29.8%, 건폐율초과 24.6%, 처리시설 미달 8.8%, 입지제한구역 0.9% 등 다양하다. 축종별 비중도 한육우농가가 74.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각양각색의 유형만큼이나 소관 부처도 제각기고 관련 제도나 법령도 부지기수다. 이에 정부가 관계부처 TF를 구성해 지난 4월 이후 8차례의 제도개선책을 협의했지만 진척된 사항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관계 부처와 지자체간 협의된 사항을 굳이 꼽자면 주민동의서 미징구, 이행강제금 경감 등 행정지도와 기존 제도의 기한 연장에 대해서만 수용의사를 비쳤으며, 실제 적법화 여부를 판단하는 이격거리·건폐율 완화 등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위한 건의사항들은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입지제한지역내 미허가축사와 관련해선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까지도 가축분뇨법과 상관없이 적법화 기회를 부여해 달라는 축산업계의 요구에 환경부는 적법화 대상이 아니다, 관계부처는 축사만을 예외조항으로 두는 건 불가하가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개별 법령에 따라 가능한 범위내에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원활한 적법화를 위해선 반드시 조례·시행령·법 개정을 통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축분뇨의 적정처리를 통해 환경오염을 방지한다’는 당초 ‘가축분뇨의관리및이용에관한법률’(이하 가축분뇨법) 제정 목적에 맞도록 법을 개정하지 않는 이상 적법화는 불가능하다는 게 대부분의 시각이다.
 

미허가축사 적법화 지원단의 한 관계자는 “적법화 신청서 제출 이후 4개월 지나고 있지만 현장에서 적법화 과정을 제대로 인식 못하고 있다”며 “적법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방안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비협조적인 자세 일관하는 지자체
 

여기에 인허가권자인 지자체의 비협조적인 자세도 여전히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축산민원이나 양분총량제로 인한 타 산업시설 유치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지자체들이 적법화를 기피하고 있는데다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적법화 진행상황을 공개치 않거나 중앙부처의 제도개선 권고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판단하에 수용치 않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자체 내 담당자들도 복잡한 인허가 절차에 대한 지식부족과 업무과다, 부서간의 비협조 등 이런저런 이유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 최근 열린 관계부처 합동 적법화 점검회의에선 지자체 담당자들이 타 부서의 비협조와 동일 사안임에도 시·군별 유권해석의 차이가 발생하는 점, 인력 부족 등으로 적법화 지원에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 농가의 문제 인식 결여도 문제
 

이처럼 미허가축사 적법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제도적인 문제나 비협조적인 지자체 등의 문제를 꼽을 수 있지만 한편에선 농가들의 문제 인식 결여도 지적되고 있다.
 

인허가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만해도 최소 6개월 이상에 달하는 데다 건축·시공비, 측량·설계비, 이행강제금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과 미허가축사 철거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 해 암묵적으로 적법화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복잡한 절차나 비용에 대한 부담 등 경제적 손실을 우려해 일부 농가들의 경우 이행계획서 제출 기한인 9월 마지막까지 관망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축산관련 단체와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등이 적극적으로 적법화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법화에 속도를 못내고 있다.
 

축산업계 한 관계자는 “비록 이행계획서 제출 기한이 3개월이나 남았지만 휴가시즌에 추석을 끼고 있어 실제적으로 남은 기간이 빠듯하다”며 “이행계획서 미제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중앙정부와 지자체, 농가 모두 좀 더 적법화에 관심를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유신 기자  yusinya@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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