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주권 확보 '주력'
품종 생산성·재배안정성·내병성 개선 연구 박차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종자주권 회복의 포부를 밝힌 노루홀딩스 계열 ‘더기반(The Kiban). 더기반은 2015년 설립 이래 여러 국내외 기관 및 기업과 협력관계를 맺으며 착실하게 사업기반을 다져왔다. 국내 종자기업이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 수입종자를 들여오는 가운데 국산종자 개발을 표방하며 주목 받고 있는 더기반의 육종연구소를 찾아 그간의 운영현황과 추후 계획 등을 알아봤다.

 

▲ 더기반 육종연구소 내 하우스 전경

# 하우스 100여동, 채소·과채류 품종연구 진행

경기도 삼죽면에 위치한 더기반 육종연구소에 들어서면 먼저 넓게 펼쳐진 비닐하우스가 눈에 들어온다. 100여 동의 하우스에선 배추와 고추, 파프리카, 참외, 멜론 등 다양한 채소 및 과채류가 재배된다. 여기서 재배되는 모든 작물은 연구용이다.

한 하우스에는 품종을 달리한 작물이 자라난다. 노지 채소도 구획별로 품종이 다르다. 고유의 번호가 부여된 품종이 서로 다른 열에서 재배되면 육종가들은 이를 비교한다. 같은 환경 내에서 어떤 품종이 더 크고 맛좋은 열매를 맺고 병해충에 강한지 확인해 우수한 품종을 가려내기 위함이다.

김택수 더기반 홍보·디자인팀 과장은 “이처럼 육종연구소에서는 육종가들이 품종의 생산성, 재배안정성, 내병성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며 “또한 판매 담당의 영업사원과 함께 직접 샘플 작물의 맛과 식감 등의 시장성도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 우수품종은 국립종자원에 생산판매 등록 후 유통된다. 현재 더기반이 종자원에 생산판매 등록을 마친 종자 수는 50여개 정도다.

▲ 육종가와 보조사들이 여러 품종의 작물을 한 곳에 모아두고 있다.

# 지속적인 연구·중소기업 협업 통한 ‘종자주권 확보’

노루홀딩스가 더기반을 설립하고 종자산업에 진출한 배경에는 ‘종자주권 확보’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안종문 더기반 육종연구소장은 “국내 종자기업 중에는 글로벌 기업에 인수되거나 대부분의 종자를 수입해 판매하는 업체가 많다”며 “이에 더기반은 종자부문에 대한 투자와 연구,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종자주권 확보에 기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사내적으로는 더기반이 신생업체이기 때문에 임직원들이 겪을 수 있는 애로사항을 개선하고자 한다”며 “무엇보다 농생명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더기반만의 사내문화를 안착시키고 연구소 연구원들이 서로 신뢰를 쌓고 전문 지식을 공유·전달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조성, 발전을 꾀하려 한다”고 밝혔다.

▲ 안종문 더기반 육종연구소장이 연구소 운영현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 해외 법인 설립 추진…종자 수출 늘려갈 것

더기반 육종연구소는 국내 종자시장과 함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안 소장은 “국내 종자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참외와 멜론, 고추 등의 품종은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게끔 개량하는데 주력하면서 수출을 목적으로 한 품종개발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30°C를 육박했던 이날에도 육종가들은 할라피뇨와 멜론 계열의 옐로 카나리아, 사포 등 국내에선 생소한 작물을 수출을 목적으로 품종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더기반은 최근 터키의 선도 종자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거나 태국에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등 종자 수출을 늘리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안 소장은 “육종연구소는 해외 시장조사를 통해 해외 소비자들이 원하는 작물의 맛과 식감 등을 파악하면서 이를 만족시킬 품종을 개발하고, 해외법인은 국내에서 재배가 힘든 열대작물 등의 품종연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태국에서는 연중 기온이 높아 작물 육성기간과 연구기간도 단축할 수 있어 국내 육종연구소와 해외법인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을 앞당기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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