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조직 활성화·유통시스템 정비 필요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농업인들이 자생력과 시장경쟁력을 제고하고 변화하는 농산물 유통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지조직화의 활성화를 통한 자발적 시장 대응력 제고와 생산 기반 정비·확충, 투명하고 공정한 유통시스템 정비 및 도매시장의 합리적인 활성화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한국식품유통학회는 지난 12~13일 농협 경주교육원에서 열린 하계학술대회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소비자가 농업과 농촌문제를 자연스럽게 공감·신뢰하면서 농업·농촌의 활성화와 지속적인 발전이 도모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하계학술대회는 소비 및 경영분과, 식품 및 유통정책분과, 협동조합 및 산지유통분과, 도·소매시장 및 유통분과, 자유주제 분과 등 6개 전문 분과별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하계학술대회의 주요 발표내용을 살펴봤다.

# 고령자 친화형 식품에 대한 소비자 지불의향과 후생 - 진현정 중앙대 교수

고령 소비자들이 향후 씹기 쉽고(저작), 삼키기 쉽고(연하), 소화하기 쉬운 영양이 보증된 식품 및 식사, 그리고 이러한 식품·식사와 관련된 정부의 표시·인증·관리 서비스가 고령자들에게 제공됐을 때 추가적인 지불의향과 고령 소비자 효용 증가분을 추정했다. 9가지 개별 식품군에 대해서는 2~26.2%까지 추가지불의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특히 고령자 친화형 급식에 대해서는 14.5%, 배달식에 대해서는 10.4%, 정부의 표시·인증·관리 서비스에 대해서는 적게는 9.8%에서 많게는 11.4%까지 추가적인 지불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지불의향 수준은 40%를 초과하는 노인 빈곤률을 고려할 때 낮은 수준이 아니며 고령자들이 식생활 및 영양·건강개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추가가공의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여력이 있음을 시사한다. 식품기업들은 고령자들이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들을 개발, 시장에 공급해 고령자들의 신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 정부는 고령자 친화형 식품의 개발·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소비여력이 미약한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설계된 식품지원프로그램의 도입 또한 검토해야 한다.

 

# 농협 판매사업의 추진전략과 과제 - 안재경 농협경제지주 품목연합사업국장

농협 판매사업의 추진전략은 산지유통전략방향과 농업인조직화, 지역전략과 시군조직, 지역전략과 푸드플랜, 품목전략 등으로 나뉜다. 산지유통전략방향은 시군단위 조직역량강화를 기반으로 한 품목단위 유통기반 구축이다. 식량작물에서 원예농산물로 작목을 전환하는 농업인들이 늘면서 원예농산물의 생산이 급증하고 있으며 생산량과 가격 등폭도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품목단위유통전략 실행기반을 구축하고 통합판매전략 및 실행조직을 육성할 계획이다. 농업인의 조직화를 위해 농업인 구조변화에 대한 인식과 농가별 맞춤 전략을 실행한다. 또한 농업인조직(공선출하회, 공동출하회)의 전략적 육성으로 자발적 참여와 생산단계 최적화, 상품품질 균일화, 물량의 규모화를 꾀할 계획이다. 품목단위 사전생산조절, 자율수급조절 농업인의사결정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농협·공선출하회원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체계를 갖추고 품목단위전국연합을 구성한다. 또한 품목 특성에 맞춘 생산자조직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생산자조직의 역량을 강화한다. 품목단위 유통기반 구축을 위한 시군단위 연합조직 육성을 강화하고 산지유통관리자를 기반으로 지역농협의 산지유통체질도 강화한다.

 

# 농축산물 출하규모에 따른 시장교섭력과 시사점 - 김재민 협동조합 농장과 식탁 실장

도매시장은 여전히 우리 농산물 유통의 핵심 주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골목상권 보호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 등을 감안할 때 농산물도매시장은 최소한 지금의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매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기존 플레이어의 기능을 확대해 주는 방식이다. 소매업체, 외식산업에서 소규모 거래처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분산기능을 수행할 도매업자들의 역할은 계속돼야 한다. 도매시장의 중장기 방향은 도매시장법인의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한다. 반입량 감소에 대응해 산지 계약생산을 추진하거나 수탁방식이 아닌 적극적으로 농산물을 매취해 중도매인들에게 정가로 거래해야 한다. 중도매인들이 대형유통업체와의 거래가 어려운 만큼 산지에서 수집한 농산물을 대형소매유통업체에 도매법인이 직접 납품하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도매법인은 오랫동안 농산물 거래를 중재해 오면서 많은 정보, 노하우, 자본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장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플레이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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