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식보다 환우 선택…계란 공급 감소가 원인
'팔수록 적자' 상황 여전…가격 상승 일시적일 듯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올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계란가격이 최근 소폭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이 오래 지속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돼 산란계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계란 산지가격은 지난 1월 특란 기준 개당 136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하다가 지난달 19일 45원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이후 조금씩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 11일엔 특란 개당 가격이 77원까지 상승했다. 20여일 사이 약 70%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수요 증가가 아닌 계란 공급의 감소로 가격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6월 중순에서 7월 중순 사이가 인위적 털갈이인 강제환우 기간인데다 최근 무더위로 인해 산란계 생산성이 저하되는 등 공급 감소 요인이 맞물린 것은 물론 최근 가금티푸스 발병으로 닭의 폐사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재홍 양계협회 국장은 “올해 계란 가격 폭락으로 큰 손해를 본 산란계 농가들이 병아리 입식보다 환우를 선택한 경우가 많다”며 “적절히 노계를 도태시키고 병아리를 들여오는 게 맞지만 워낙 상황이 좋지 않아 비교적 경제적 부담이 적은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계란 가격이 올랐어도 여전히 농가들의 어려움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아직 계란 가격이 생산비에도 이르지 못했기 때문인데 2017 축산물생산비조사에 따르면 2015~2016년 평균 계란 생산비는 97~105원으로 ‘팔수록 적자’인 상황은 여전한 것이다.

실제 2016년 7월 특란 개당 평균 가격이 128.3원, 지난해 7월엔 177.5원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턱 없이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계란 가격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농가의 한숨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주가량의 환우 기간이 지나면 다시 계란 생산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정세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환우 때문에 잠깐 물량이 빠져 가격이 오른 상태이지만 길게 가진 않을 것 같다”며 “가격 상승은 일시적 현상으로, 아마 다음달부터는 가격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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