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외국산 장치에 비해 저렴하고 정확도 높아

농진청, 육우·송아지 모델 추가 개발 계획


국내 연구진이 가축 생체 정보 수집 장치 개발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우리 농가도 값비싼 외국산 장치에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됐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소의 체내에 삽입해 건강 상태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반추위 삽입형 건강 정보 수집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알약 모양의 감지기로, 소의 입을 통해 첫 번째 위(胃)에 자리한 후 활동량과 체온 등의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된 정보는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돼 농장주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전송되고 이를 통해 농장주는 소의 발정, 분만 시기, 질병 여부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소는 발정 행동을 할 때, 분만 전, 질병 발생 시 체온과 활동량에 변화가 생긴다. 이런 정보로 소의 질병을 조기 발견하고 발정·분만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젖소의 우유 생산과 송아지 생산 등과 같은 농장 경영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우유 생산량이 감소한 후에야 질병 여부를 알 수 있었고 발정 확인에도 시간과 노동력 투입이 컸다. 정확도도 40%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었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외국산에 비해 3분의 1 수준의 낮은 가격에 사용할 수 있으며, 발정·분만 시기도 70%의 정확도로 예측 가능하다. 농진청은 연구 결과 젖소 농장에서 이 장치를 도입할 경우 1마리당 약 23만5000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외국산 장치 판매 업체들이 국내에서 생산한 자료의 공유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장치 개발로 앞으로 농업 빅테이터를 확보하고 무인 축사를 구축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광석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장은 “소 생체 정보 수집 장치의 개발은 외국산 장비의 가격 상승을 막고 국내 스마트팜 보급률을 높여 농업 빅데이터를 확보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수집한 정보는 중앙 서버에 저장해 공공자료로 관련 연구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며, 육우와 송아지 모델도 추가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농진청은 이미 소 생체 정보 수집 장치의 특허 출원과 산업체 기술 이전을 마쳤으며, 다음달부터 현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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