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출하조건·포장재 미확보…시행시점 못잡아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다음달 1일부터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반입되는 모든 양배추에 대해 하차거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산지 출하조건, 포장재 미확보 등으로 시행시점이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공사는 차상거래품목의 연차별 하차거래 시행계획에 따라 지난해 무, 양파, 총각무에 이어 올해 쪽파와 양배추, 대파 품목의 하차거래를 진행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그러나 현재 양배추 주 출하지는 강원도 고랭지 지역으로 최근 지속된 폭염과 게릴라성 소나기 등의 영향으로 품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랩핑 작업은 어렵다는 게 산지유통인들의 전언이다.

여기에 하차거래 시행시점인 다음달 1일 전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됐던 메쉬톤백의 산지공급이 제작지연 등으로 다음달 중순이나 가능할 전망이어서 산지유통인들의 유예 요구가 늘고 있다.

이미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는 서울시공사에 산지에서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시행시점을 유예해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공사 임직원은 지난 16일 양배추 주 출하지 출장을 통해 출하자들의 의견을 들었으며 이달 말까지 내부적인 회의를 통해 하차거래 시행시점을 정할 계획이다.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강원도 고랭지의 양배추 하차거래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향후 출하되는 제주도의 양배추 하차거래도 가능한데 유예 등의 민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주도 측은 포장재 비의 추가 지원에 대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 제주을)은 최근 가락시장을 방문해 추가적인 지원 가능여부를 파악했으며 제주도 농업인들이 환경적으로 하차거래가 가능한 포장이 어려워 시행시점을 늦추길 원하는 만큼 내년에 배추와 같이 시작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서울시공사에서 출하자가 파렛트를 이용해 출하할 경우 포장방법에 따라 파렛트 1개당 3000원(망 포장 출하) 또는 6000원(상자 포장 출하)을 지원하며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물류기기 공동이용 사업의 일환으로 파렛트 사용료의 60%를 지원하지만 제주도는 운송의 특성상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공사 관계자는 “산지에서는 폭염에 따른 피해와 더불어 적재, 운송 등이 용이한 메쉬톤백의 공급이 늦어져 시행시점을 유예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차상거래품목의 연차별 하차거래 시행계획에 의해 시점을 유예한 경우가 없으나 산지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 만큼 추가적인 의견을 듣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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