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전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작물피해가 속출하면서 관련 업계도 난항을 겪고 있다. 무기질비료업계는 올 상반기 비료판매량이 지난해 동기대비 11% 감소했다고 밝히며 폭염으로 인한 작물피해를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 가뜩이나 왜곡된 유통구조로 인해 생산원가를 건지기에도 벅찬 무기질비료 업계에겐 이중고다.

무기질비료 업계는 현재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유통구조와 낮은 납품가에 지칠대로 지친 상태다. 농협을 통한 비료유통이 전체 물량에 90%를 넘어서는 가운데 지난 수년간 농협의 무기질비료 구매를 위한 납품가는 생산원가를 겨우 건질 수 있을 정도로 낮게 책정돼 왔기 때문이다.

맞춤형비료 품질저하 문제, 신제품 개발 부족 등의 업계 애로사항도 결국 농협의 무기질비료 유통 독점과 낮은 납품가 문제로 귀결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 상황에서 비료소비량까지 줄어든다하니 이중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납품가에 대한 농협의 입장은 한결같다. 농업소득 제고를 위해 농자재값 인하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납품가 책정 시에도 물가상승률과 생산원가를 반영한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가’를 산정해 납품가를 책정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선 ‘적정가격’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비료협회 회원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물량에 큰 변동이 없음에도 2013년 1조1508억원 대비 31% 감소한 8029억원으로 나타났다. 농업소득 제고도 무리한 농자재값 인하가 아닌 농산물 제값받기를 통해 실현해야 한다는 언론의 지적이 수차례 있었다.

이중고를 겪는 무기질비료 업계는 이제 내년 초에 새롭게 책정될 납품가에 희망을 걸고 있다. 폭염에 더해 원자재 가격변동, 내수시장 포화 등이 심화되면서 업계의 부담이 배가되고 있다. 무기질비료업계의 부담을 덜고 농업인과의 상생방안을 찾기 위해 협의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