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소확행 트렌드 선물세트 '눈길'
도매시장, 사과·배 품위 하락…출하량 감소로 가격 높을 듯
선물세트 강자 한우냉동갈비세트·3만원 미만 과일선물세트 '인기'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송형근 기자] 

올해 추석 대형마트의 경우 사전에 저렴한 가격에 선물세트를 구입코자 하는 소비자들이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사전예약판매 품목을 역대 최대로 늘리고 관련 혜택도 풍부하게 준비했다. 또한 청탁금지법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선물세트 구비도 늘렸다.

편의점은 지난해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췄던 선물세트 기획 전략을 올해 차별화, 소확행(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맞춰 준비했다.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이상기후로 인해 사과, 배 품위가 하락해 제수용 선물세트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에서 올 추석을 가장 먼저 준비했던 대형마트부터 도매시장,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선물세트 기획과 판매, 동향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 대형유통업체들은 수산물 선물세트를 단일품목보다 혼합으로 준비했다.

# 대형마트 가장 이른 추석 준비 매출 UP

올해 대형유통업체는 역사상 가장 이른 지난 2일부터 사전예약판매에 돌입했다. 매년 좋은 상품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구비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얼리버드 프로모션 등 다양한 기획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마트는 다음달 12일까지 역대 가장 긴(42일간)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하며 지난해 추석 대비 선물세트 품목 수가 100개 늘어난 290종을 준비했다. 추석 사전예약 행사를 통해 선물세트 구매 시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의 사전예약 판매 매출은 지난해 추석은 전년대비 2.4% 높은 21%, 지난 설은 전년 추석보다 2% 높은 23%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의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기준 150.5% 신장했다. 품목별로는 과일이 479.5%, 축산물은 279.3%이다.

이마트는 올해 개화기 저온 피해와 향후 이어진 고온, 가뭄 등의 영향으로 사과, 배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해 사전 비축을 통해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고 고단가의 선물세트를 대체할 수 있는 차별화 세트를 준비했다.

이마트는 올해 홍동백서를 사과, 배 혼합세트의 주력 품목으로 삼았으며 수산물은 돌미역을 차별화 세트로 구비했다.

또한 청탁금지법에 따른 농축수산물 선물 한도가 상향됨에 따라 5만~10만원의 신선세트도 지난해 대비 25% 늘렸다.

롯데마트는 단독상품과 프로모션을 통해 차별화를 강화했다. 한우와 과일 등 신선식품 68종과 통조림, 식용유 등 가공식품 165종, 생활용품은 73종을 준비해 역대 최대인 306개 품목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기간 매출은 전체 선물세트매출 구성비의 35%를 차지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추석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전통적인 추석 선물세트 강자인 한우냉동갈비세트와 3만원 미만의 과일선물세트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다.

신선식품 선물세트는 지난해 대비 23.5%, 가공식품과 일상용품은 각각 9.4%, 6.4% 상승했다. 과일선물세트는 ‘햇살에 물든 사과와 배然’ 세트와 ‘햇살에 물든 사과然’세트가 주력 상품이다.

남흥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추석에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과, 배 선물세트의 구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1인 가구를 타킷으로 한 정육세트와 신선식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유통은 명절 선물 최고의 인기 선물세트인 한우 선물세트 상품을 3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제품에서부터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 10만원 이하의 실속형 상품을 내놓았다.

올해 특히 눈여겨 볼만한 점은 1·2인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제품으로 꾸린 선물세트가 등장한 점이다. 그동안 대과가 흐름을 주도했던 과일 품목에선 중·소과 위주의 사과·배 선물세트가 나왔고 잡곡 품목에서도 퀴퀴한 냄새가 나기 전에 다 먹을 수 있도록 잡곡을 투명 플라스틱병에 소량씩 담은 ‘보틀라이스’ 세트가 출시됐다.

자취를 하는 사람들이나 홀로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한 가정간편식 선물세트가 틈새시장에 등장했다.

김설화 농협유통 홍보실 과장은 “이번 추석은 그 어느 때보다 선물의 가격대와 구성이 다양하다”면서 “선물을 고를 때 받는 사람의 가족 구성원이나 생활방식 등을 고려한다면 주고  받는 사람 모두 만족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올 추석 사과, 배 출하량이 지난해 보다 적고 품위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사과·배 혼합세트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 도매시장 사과, 배 반입량 줄고 품위 하락

올해 추석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사과, 배 선물세트는 지난해 대비 반입량과 상품 비율이 감소하면서 높은 가격을 형성할 전망이다.

사과는 올 초 저온으로 인한 꽃눈 동해부터 이어진 저온, 가뭄, 고온에 이르기까지 이상기후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상반기까지 추석 사과 물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고온피해는 예상보다 컸다. 일소피해를 입은 사과가 전국적으로 나타나 과 비대는커녕 썩는 사과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여기에 최근 내린 비 이후탄저병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사과 출하 전망은 어둡다. 이에 사과 가격은 이달 중순 이후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추석 성수기(2주전~추석 명절)까지는 더 높게 형성될 것이라는 게 도매시장 경매사들의 전언이다.

이재현 중앙청과 영업팀 차장은 “당초 예상보다 일소피해가 커 품위 간 가격차가 크겠으며 상품 비율도 지난해보다 적을 것”이라며 “벌써부터 당초 예상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낙과 비율은 적지만 이상 저온, 가뭄 이후 지속된 폭염으로 과가 작고 과숙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배는 지난해 늦은 추석으로 인한 출하량 증가로 7.5kg 상품기준 2만~2만5000원 선을 보였으나 올해는 상품 비율이 극히 적어 최고 4만원선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사과, 배 뿐만 아니라 명절에 소비지에서 볼 수 있는 과일 대부분이 지난해보다 작황이 저조하고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상품이 부족하면서 높은 가격을 형성할 전망이다.

일례로 추석에 지역에 따라 제수품목으로 사용되는 수박의 경우 상품 비율이 전체 20% 정도에 불과해 평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 편의점, 추석 기획 차별화·소확행으로 맞춰

편의점들은 지난해 소비자들의 구매 추세에 맞춰 1인 가구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였지만 올해는 TV 등의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화두가 된 소확행과 타 유통업태의 선물세트와 다른 차별화에 바탕을 둔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GS25는 농축수산물 신선상품과 더불어 통조림, 수제햄 등 가공식품, 주류, 위생용품, 가전제품 등 672종의 추석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타 유통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올해 순금 코인 3.75~50g, 골드바 카드 0.5~3.75g, 행운의 열쇠, 복돼지, 금수저 등 총 26종의 순금 상품을 판매한다.

선물세트 뿐만 아니라 다음 달 중순부터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나만의 냉장고 앱을 통해 명절 손님맞이 상차림 메뉴를 판매한다.

궁중버섯불고기, 모듬전, 소고기버섯잡채, 삼색나물을 판매하며 모든 손질이 끝난 정량의 식재료로 간편하게 손님 상을 차릴 수 있다.

GS25는 다음달 9일까지 명절 선물로 인기가 많은 통조림, 과일, 한우, 위생용품 등 48종에 대해 일정 금액 이상을 제휴카드로 결제 시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조혜진 GS25 편의점 마케팅팀 담당자는 “간편한 명절 준비를 돕는 심플리쿡 판매와 1~2인 가구를 위한 스테이크 세트, 특별한 선물을 찾는 고객들을 위한 순금과 안마의자, 명품을 준비했다”며 “신선미 작가와 손잡고 가족과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미니스톱은 청과, 정육, 수산물, 가전&전자, 주방상품 등 663여개 추석선물세틀 마련했다.

소박하지만 큰 만족감으로 힐링을 원하는 직장인과 젊은 세대를 위한 소확행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귀걸이 3종과 목걸이 3종을 비롯해 와인을 최적 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보보스와인냉장고, 스마트폰 이미지를 어디서나 출력할 수 있는 싱크라운 매직&베이직 패키지를 준비했다.

또한 시호 스무디 20팩, 매그넘 아이스크림 세트 등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상품도 구비했다.

청탁금지법 선물 한도액을 고려한 새콤달콤 청정제주 황금향 5호, 폴리페널 배1호, 제주참굴비 실속 1호, 영양 활 전복 1호 등의 다양한 먹거리 세트도 마련됐다.

그 외에 건강식품, 주방가전용품, 특산물 상품 등도 다양하게 준비돼 원하는 가격대의 상품 예약 주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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