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과 지역민의 '하모니'
한국남동발전 상생협력기금,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경제활성화 '견인'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 장애인복지시설 ‘애인사랑시집’ 전경. 애인사랑시집은 (장)애인을 위한 사랑과 시가 흐르는 집이라는 뜻이다.

사회복지법인 ‘사랑그린’은 경남 진주시 수곡면에서 12년간 장애인보호시설을 운영하며 아름답고 차별 없는 사랑을 실천해오고 있다. 앞마당의 밭에는 해바라기와 배추가 심어져 있고 뒷마당에는 잔디밭이 펼쳐진 이곳에서 장애인들은 지역농업인과 함께 농산물을 재배하거나 봉사자들과 뛰논다.

“장애인은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장애인도 안전하고 품위를 유지하며 자유로울 때 진정 행복해합니다. 또한 도움 받은 만큼 베풀고자 하는 마음도 같습니다.” 김시안 사랑그린 대표이사의 말이다. 

▲ 김시안 사랑그린 대표이사.

김 대표이사는 오랫동안 중증장애인들을 돌보면서 그들도 보답할 줄 알고 그럴 능력도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에 그는 지난 5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회적 농업기반의 복지농촌 조성사업’을 통해 장애인에게 농촌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이 출연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으로 복지농촌 조성사업의 골자인 ‘농촌복지센터’를 세우고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사랑그린을 찾아가봤다.

 

# 농촌에서 찾은 장애인의 안전·품위·자유

김 대표이사는 장애인의 행복을 위해 안전과 품위, 자유를 강조한다. 이를 위해 설립한 장애인보호시설이 ‘애인사랑시집’이다. 사랑과 시가 흐르는 집이라는 뜻의 애인사랑시집에서 직원과 봉사자들은 15명의 중증장애인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

장애인들의 안전과 품위를 위해 보호인원은 15명 내외로 제한했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봉사자의 도움 없이는 품위를 지키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사랑그린은 봉사자들이 장애인 개개인에게 충분한 관심과 애정을 쏟을 수 있도록 적정수의 장애인을 보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설 앞마당에 밭을, 뒷마당에는 잔디밭을 꾸려 장애인들이 충분한 야외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밭과 잔디밭에서 장애인들이 봉사자와 지역민들과 어울려 농산물을 재배하고 놀이 및 체험활동을 진행하면서 평범한 자유를 만끽하도록 한 것이다.

장애인들이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기까지 지역민의 역할도 컸다. 사실 애인사랑시집은 장애인보호시설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들의 민원 제기로 1차 부지로 선정된 곳에서 쫓겨나 2차 부지인 현 수곡면에 정착하게 됐다. 다행히 수곡면 주민들은 장애인복지시설에 따뜻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그로 인해 사랑그린은 오랜기간 장애인의 행복과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해 올 수 있었다.

김 대표이사는 “수곡면의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나눠주거나 함께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며 “이 과정에서 장애인과 고령농업인 등 취약계층을 돕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 애인사랑시집 뒷마당에 펼쳐져 있는 잔디밭. 이곳에서 다양한 체험 및 교육활동이 진행된다.


# 장애인도 나눌 수 있어…지역민에 보답하는 ‘농촌복지센터’ 목표

장애인은 물론 고령인 등 취약계층을 돕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사랑그린의 고민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통해 구체화·전문화를 이루게 됐다.

사랑그린은 이미 이전부터 인근 농가와 수곡면여성봉사대 등과 함께 ‘수곡면 연계 주민복지사업’, ‘지역사회 일자리복지사업’ 등을 추진해왔지만 인력 및 자금 부족으로 큰 파급효과를 나타내진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시행하는 상생협력기금을 신청, 직접 기획한 사회적 농업기반 복지농촌 조성사업의 필요성을 인정받아 남동발전이 출연한 총 15억원의 기금을 받게 된 것이다.

▲ 애인사랑시집에서 장애인과 봉사자, 농촌주민이 함께 화분을 만들고 있다.

사회적 농업은 농업자원을 활용해 사회적 약자의 치유, 일자리 창출, 소득 증대 등에 기여하는 농업을 의미한다. 사랑그린은 장애인과 지역민, 봉사자 등이 모여 교류하고 관련 복지사업을 이끌 수 있는 농촌복지센터를 건립해 사회적 농업을 실현하고 ‘누구나 살고 싶은 복지 농촌’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촌복지센터는 추후 교육·체험시설, 농산물 가공 및 판매시설 등을 갖춘다. 센터 내 인력은 장애인을 포함한 취약계층 위주로 채용하고 농가소득 제고를 위한 지역농산물 판매사업, 농촌복지증진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수곡농협, 수곡덕천영농조합, 진주지역자활센터 등 20여개 유관 기관과 업무협약(MOU)도 맺은 상태다.

농촌복지센터의 명칭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담아 ‘사랑그림 커뮤니티센터’로 명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선미 사랑그림 커뮤니티센터장은 “농촌복지센터는 무엇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개적으로 소통하는 교류의 장으로 기능토록 할 것이다”며 “단순 업무를 통해서라도 장애인이 사회의 관심에 보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김 센터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복지농촌을 조성하면서 장애인이 도움만 필요로 하는 존재가 아니라 가진 걸 나눌 수 있는 존재라는 올바른 인식을 세상에 널리 알리려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 [인터뷰] 박찬욱 한국남동발전 CSV처 상생협력부 차장

“한국남동발전은 이전부터 발전소 인근 농어촌 지역의 정주여건 개선, 복지혜택 증대 등을 위한 지원사업을 지속해왔습니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사업은 그러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부금 출연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농어촌지역 발전에 기여하고자 실시하게 됐습니다.”

박찬욱 한국남동발전 CSV(공유가치창출)처 상생협력부 차장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사업추진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남동발전은 사업 특성 상 산간 및 도서지역에 발전소를 설치할 때가 많아 지역민과의 다양한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해 온 경험이 있는 만큼 농어촌지역의 발전을 위한 상생협력기금 사업 취지에 깊이 공감하며 기부에 동참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남동발전이 지난해 출연한 상생협력기금은 총 51억원이다. 이 중 15억원은 사랑그린의 ‘ 사회적 농업 기반의 복지농촌 조성사업’에 교부했고 나머지도 ‘영농인 태양광사업’, ‘바다사랑지킴이사업’ 등에 지원했다.

박 차장은 “사랑그린은 농촌에 위치해 있으면서 지역농업인과의 협력사업을 오래 추진해왔고, 복지사업에 관한 전문성도 뛰어났기 때문에 내부심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상생협력기금 지원 기관으로 선정됐다”며 “취지가 좋은 상생협력기금사업에 더욱 다양한 기관이 참여해 사랑그린처럼 농어촌 지역 발전을 위한 전문성과 구체적인 계획을 가진 곳의 지원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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