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과수·하우스 피해…농가 소득 하락 우려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지난 8월 26일부터 31일까지 내린 폭우로 전국적으로 714ha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으며 그 중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지역의 벼, 채소, 과수, 하우스 피해로 관련 농업인들이 실의에 빠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비로 농작물 피해와 더불어 15.4ha의 농경지가 유실·매몰됐다. 또한 벼는 351ha, 채소 229.4ha, 전작은 92.8ha, 과수 17.7ha, 특작 19ha, 화훼는 4.5ha의 피해가 발생했다.

12시간 여 동안 450mm의 폭우가 쏟아진 철원지역에는 논과 하우스가 침수됐다. 다행히 빠른 시간 안에 물을 빼 큰 피해는 막았지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병 등으로 농가 고심이 크다.

이용금 한국쌀전업농철원군연합회장은 “벼 재배 농업인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논에 물을 빼 침수로 인한 피해는 적었지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병이 문제”라며 “벌써부터 몇 몇 농가에서는 방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파프리카, 토마토 등을 주로 재배하는 김화지역의 하우스 침수가 많았다”며 “양수기 등을 동원해 물을 뺐지만 작물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일정시간 동안 뿌리가 침수되면 썩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향후 수확량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곧 농가소득과 직결된다.

철원지역의 또 다른 농업인은 “근로자들과 하우스에 물을 뺐지만 아직까지 바닥은 축축하다”며 “철원지역은 기후의 특성 상 하우스작물을 1년에 한 번 밖에 재배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 내린 비로 한해 농사를 망칠 위험에 놓여있다”고 토로했다.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은 과수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전라도에서는 순천 낙안 지역의 배 낙과 피해가, 장수와 진안, 무주에서도 사과 일부가 떨어졌다.

가뜩이나 올해 이상저온, 지속된 가뭄, 폭염으로 인한 일소피해 등으로 사과, 배 작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내린 폭우는 농가의 한숨만 자아내고 있다.

순천에서 배를 재배하는 한 농업인은 “바람이 적어 태풍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폭우로 인한 낙과도 무시할 수 없었다”며 “올해 낙과 피해가 전부가 아니라 내년에 배가 제대로 열릴지 알 수 없어 암울하다”고 울먹였다.

충청도 지역에서는 복숭아의 낙과 피해가 가장 컸다. 품위를 향상코자 봉지에 씌운 복숭아가 수확을 앞두고 맥없이 떨어져 농가의 마음도 내려앉았다.

음성에서 복숭아를 재배하는 농업인은 “복숭아 농사를 짓기 시작한지 20년이 넘었는데 이번처럼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 붓는 것은 처음 봤다”며 “복숭아 과수원의 절반이상이 낙과피해를 입어 올 겨울을 어떻게 나야할지 막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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