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한우산업, 어디로 가야 하나

일관사육 '증가'·사육마릿수 변동폭 '완화'
번식·비육 농가 경영 안정성 확보 위한 육우 안정제 마련을
정부 정확한 진단·타이밍 중요...선진국 제도 벤치마킹 필요
이문예 기자l승인2018.09.0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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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이문예·장인식 기자] 

한우 사육마릿수가 지난 6월 기준 292만5000마리를 기록하며 대부분의 한우 농가가 위기의 기점으로 삼고 있는 300만마리에 가까워짐에 따라 한우산업의 미래를 고민하고 대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 그레이스 호텔에서 열린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주최, 전국한우협회·전국한우협회 경북도지회 주관 ‘한우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사진>에선 한우업계의 위기감을 반영하듯 한우농가와 한우 전문가 300여명이 참가해 다양한 의견을 교류했다.  

이날 ‘한우산업 생존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한 내용을 토대로 한우산업의 위기를 진단하고 향후 한우산업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 지난달 30일 한우 농가와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우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 한우 변동성 가늠할 ‘비프사이클’ 깨졌다

이날 토론회에선 10년을 주기로 한우 사육마릿수가 증감을 반복한다는 일명 ‘비프사이클(Beef cycle)’이 깨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발표자로 나선 전상곤 경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한우 사육마릿수로 그래프를 그려봤을 때 비프사이클에 따르면 고점을 찍은 후 저점으로 향해야 할 그래프가 최근 정체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한우 농가의 번식 기반 약화와 일관사육 증가에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소규모 번식 농가가 자유로이 한우산업에 진·출입 했을 때에는 사육마릿수 그래프의 진폭이 컸지만 번식 농가가 줄고 일관사육이 증가하며 사육마릿수의 변동 폭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소규모 번식 농가의 감소는 한우 번식 기반의 약화를 의미하며, 송아지 가격의 상승과 비육 농가의 경영 불안정성으로 이어진다. 

이에 전 교수는 “결국 번식 농가와 비육 농가가 동시에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며 “정부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타이밍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홍길 전국한우협회 회장은 “일본은 육우 안정제의 시행으로 송아지 가격도 따라서 안정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일본·미국 등 선진국의 제도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일본·미국은 어떻게 자국 쇠고기 산업 보호하나

이날 토론회에선 일본과 미국이 자국의 쇠고기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소개돼 주목을 끌었다. 

전상곤 교수는 “일본에서는 막대한 금액을 육우산업의 번식 기반 강화, 비육 농가 경영 안정화를 위해 쏟아 붓고 있다”며 “화우와 육우의 번식 기반 안정화를 위해서만 한화로 약 3500억~4000억원이, 비육 농가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서 약 9000억원이 쓰인다”고 전했다.

일본의 경우 축종별로 경영 안정 지원을 하고 있는데 화우·육우에만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여기에 비육우 마리당 평균 조수익이 평균 생산비를 밑도는 경우 그 차액의 80%를 보전하는 특별대책사업도 있다. 

황명철 농협사료 부산바이오장장은 “일본에는 질병에 대비한 경영안정제, 생산비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료 가격에 대한 경영안정제 등 다양한 경영안정제가 있다”며 “우리도 일본처럼 다양한 경영안정제가 마련돼 있었다면 농가의 불필요한 불안과 걱정이 줄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선 미국의 가축 위험 보호 보험도 소개됐다. 일본이 정부 주도로 큰 재원을 들여 끌고 가는 산업 보호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은 이를 민간 보험으로 돌려 정부가 일정 부분 보조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 위기 상황 대비한 다양한 안정화 대책 필요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많은 한우 농가와 전문가들은 한우 산업 안정화를 위해 정부 주도의 경영안정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체로 동의했다. 

황 장장은 “번식 기반의 안정화를 위해선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의 성장도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일본과 미국처럼 다양한 경영안정제가 잘 마련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우마릿수가 증가하는 국면과 감소하는 국면에 맞춘 두 가지 방식의 수급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인배 동국대 교수는 “한우 농가 소득 안정화의 핵심은 수급 안정”이라며 “지금처럼 한우마릿수가 증가할 때에는 암소 감축 정책을 펼치고 하락할 때에는 송아지안정제를 시행하는 등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고려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아지생산안정제와 같은 제도는 사육마릿수가 감소하는 국면에서 행하는 사업이지만, 지금 이런 제도를 잘 정비해둬야 시기적절하게 활용해 농가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한우총량제, 한우쿼터제 등과 같은 방법도 제시됐다. 

이외준 포항축협 조합장은 “한우만큼 정확히 생산이력제가 갖춰진 축종도 없다”며 “시·도별 한우 총량제 시행으로 일정 수를 넘어서면 도태하는 등의 방식으로 마릿수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문예 기자  moonye@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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