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해충 감염여부 확인 어렵고 피해보상도 못받아
농업인 스스로 위험성 인지…싼 가격에 현혹되지 말아야
계약서·품질보증서 반드시 확인…제값에 안전종자 구매를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최근 강원지역에서 토마토 궤양병이 발병했다. 토마토 궤양병이 발병된 토마토 종자는 해당 종자를 개발한 업체가 정식으로 공급한 게 아닌 카피종자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는 품질을 보증 받을 수 없는 카피종자가 계속해서 유통될 경우 이러한 병해충 감염과 피해보상 관련 논란이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카피종자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과제를 알아본다.

▲ 토마토 재배농업인이 작물의 상태와 병해충의 감염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 정식 가공·유통과정 거쳐야 정품…카피종자 피해보상 못 받아

카피종자는 정품을 불법적으로 유통하거나 개량한 종자를 뜻한다. 정품과 유전자 특징이 같은 종자일지라도 해당 종자의 개발자나 업체가 정식으로 가공·유통·판매한 게 아니면 카피종자이다.

종자업체는 육종·채종부터 가공·유통·판매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철저한 품질관리, 병해충감염여부 및 공급이력 파악 등을 실시한다. 병해충 감염이 없는 안전한 종자공급을 위해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정식으로 공급한 종자에 대해 종자업체는 품질을 보장하게 된다. 카피종자는 해당 종자의 공식 판매업체가 가공·유통·판매한 게 아니기 때문에 품질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에 종자의 병해충 감염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는 문제가 있다.

# 종자 병해충 감염여부 판단 어려워

카피종자는 종자의 병해충 감염이 확인돼도 피해보상을 받기 어려울 뿐더러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국립종자원 확인 결과 종자 병리검정을 위한 조건 및 방법은 종자·병리별로 차이가 있다. 궤양병은 병리검정을 위해 1만립의 종자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소량으로 거래되는 카피종자의 유통 특성상 한번에 1만립씩 구매하는 농업인은 드물 수밖에 없다. 이에 종자원은 분쟁의 소지가 있는 등의 경우에는 기준치 미만의 종자로도 병리검정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자감염을 확인하는 검사방법도 까다롭다. 1차 키트검사를 실시 후 추가적으로 2차 배지배양 후 검사, 3차 식물체 재배 후 검사도 시행한다. 검사방법이 까다롭다 보니 종자의 수와 배양 기술 등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도 한다.

# 싼 종자보다 안전한 종자 구해야

이와 같은 문제가 있음에도 카피종자가 계속해서 유통되는 건 정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농업인의 입장에선 고품질의 종자를 제값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고품질의 종자를 육종·유통·판매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종자업체의 정당한 판매이익을 보장하고 농업인들의 재배안정성을 높이려면 값싼 종자보다 안전한 종자를 구매해야 한다는 게 업계는 물론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종자원 종자산업지원과 관계자는 “소비자는 구입하려는 종자가 정품인지 확인할 수 있는 계약서, 품질보증서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값은 저렴해도 품질균일화가 되지 않아 언제 병해충 문제가 터질지 모르는 카피종자의 구입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한 종자업체 관계자도 “원종자의 개발자나 개발업체에 허락을 구하지 않은 종자 유통에 대해선 그로인한 그 어떤 피해도 보상받기 힘들다”고 강조하며 “농업인 스스로가 이러한 위험성을 알고 싼 가격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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