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신 축산팀장

1921년 케냐에서 처음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유럽과 러시아를 거쳐 중국에서 잇따라 발병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인접한 중국 요녕성에서 지난달 3일 처음 발생한 이후 6개성으로 확산되면서 공식적으로 확진 판정이 난 경우만 지난 7일 현재 13건에 달한다. 중국내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있는 돈육가공품이 유통되고 있을 정도로 이미 바이러스가 만연해 있는 상황이고 보면 우리나라까지 ASF가 유입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ASF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돼지의 전염병을 말한다. 고열, 청색증, 림프절과 내장의 출혈 따위를 증상으로 하며 치사율이 100%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다.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이병률과 폐사율, 전염성이 아주 높은 ASF는 일단 발병하면 마땅한 대책이 없다. 바이러스 유전형이 25가지로, 구제역(7가지)과 비교해 다양하고 단백질 성분도 180가지나 될 정도로 복잡해 알져진 바와 같이 치료제나 백신도 없다. 여기에 60도 온도에서 30분, 혈액에선 18개월, 냉동·비가열 돈육에서 수개월을 생존할 정도로 잘 죽지도 않는다. 숙주인 돼지를 100% 죽이고 5~19일의 바이러스 잠복기동안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발견이 쉽지 않고 질병연구 역시 힘들다.

특히 수의업계 한 전문가는 이전 ASF가 발생했던 국가의 농장사례를 보면 재입식에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어 일단 발병시 양돈을 포기해야 한다며 위험성을 전했다. 이에 만약 국내에 ASF가 유입될 경우 30~40% 가량은 양돈을 포기해야만 하고 이는 양돈산업의 축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견해였다.

결국 현재로선 예방만이 최선인 상황이다. 이에 방역당국이나 축산업계에서도 연일 ASF 예방 수칙을 지킬 것을 강조하며 차단방역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구제역과 AI(조류인플루엔자)로 홍역을 치렀던 우리나라 축산업과 축산농가들이 ASF라는 또다른 시험대에 올랐다.

다행인 점은 우리 축산농가들은 이미 구제역과 AI라는 크나큰 수렁에 빠져본 경험이 있고 이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10월부터 특별방역대책기간이 시작된다. 구제역, AI는 물론 ASF까지 철저한 차단방역으로 질병 없는 축산을 만드는데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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