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판매 증가...김영란법 가격 상향이 매출 증가로
추석 대비 대량 냉동비축으로 가격 지난해 수준 유지도 한 몫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최근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선 한우 선물세트의 사전·현장 판매량이 지난해 추석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에 발목을 잡혔던 한우가 최근 또 다시 명절 선물세트로 각광받고 있다.

이마트의 한우 선물세트 사전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18% 증가했다. 현장 판매의 경우에도 지난해에 비해 매출액이 약 9% 증가(19일 기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민희 이마트 홍보담당은 “최근 한우 가격이 오른 상황이지만 이마트는 추석에 대비해 대량 냉동비축을 해뒀기 때문에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며 한우 선물세트 매출 증가의 원인을 가격 요인에서 찾았다. 

전국에 매장을 두고 있는 메가마트의 경우에도 한우 선물세트의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10% 가량 상승했다. 특이점은 구매 양극화가 나타나 20만~30만원대의 한우 스테이크와 10만원 이하대의 한우 상품들이 많이 판매됐다는 점이다.

김상범 메가마트 MD는 “이번엔 기존에 없던 고가의 한우 스테이크 선물세트가 많이 판매됐다”며 “미디어를 통해 소고기 스테이크가 자주 소개되며 덩달아 한우 스테이크가 부각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김 MD는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10만원 이하의 한우 선물세트도 지난해에 비해 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2016년 9월 김영란법이 시행되며 선물 한도가 5만원으로 제한됐던 것이 올해 초 농수산물과 농수산 가공품에 한해 10만원으로 완화되며 한우 선물세트의 판매량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에서도 김영란법 가격 상향이 한우 선물세트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추석에 전략적으로 상품 중량을 600~700g에서 400~500g으로 낮춰 5만~10만원 사이의 상품을 준비한 덕에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도상우 롯데백화점 축산바이어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2일까지의 본행사에서 한우 약 10%의 매출 신장을 예상한다”며 “올 여름 폭염에 청과류의 가격이 상승하고, 수산물도 어획량 감소에 따라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이 한우 선물세트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범 MD는 이와 관련해 “날씨 때문에 농산물 가격은 많이 올랐지만 한우 선물세트의 가격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며 “명절 선물로 고급 상품을 많이 찾는데 ‘비슷한 가격이면 농산물보다 한우를 선물하자’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