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관광객 1000만명 달하지만
가평만의 먹거리가 없어 아쉬워
잣을 이용한 음식 개발해
먹거리촌 조성 '마지막 꿈'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 이수근 가평축령산잣영농조합 대표이사

“저는 전주이씨 18대손으로 5대조 할아버지 때부터 이 마을에 정착해 200년 가까이 행현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집안 어른들이 대대로 잣을 재배해왔고, 저 역시 어릴 적부터 잣을 직접 따면서 자연스럽게 잣을 접하게 됐죠.”

우리나라 최대 잣나무 유림지가 조성된 가평 축령산. 휴양림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가평축령산 잣나무숲 아래 위치한 ‘가평잣마을’에서 40년 넘게 잣을 재배하고 있는 이수근 가평축령산잣영농조합 대표이사.

잣 재배뿐만 아니라 가공·유통까지 잣 산업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이 대표는 “약 20년 전 원물을 판매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재배한 임산물이 제 값을 받지 못한 채 판매되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운을 뗐다.

“임산물을 제 값에 판매 못하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동네방네 뛰어다닌 결과 중간에 유통라인을 쥐고 있던 유통업자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 문제점을 개선코자 가평잣마을 주민들끼리 힘을 합쳐 1997년도에 작목반을 결성해 직접 활로 개척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어 가평 잣의 우수성은 소비자들이 더 잘 안다는 점을 믿고 2000년 5월 영농조합법인을 조직했다.

“처음 법인 설립 당시에는 33개 임가가 참여했지만 인구 고령화와 임업인구감소를 피할 수는 없더라고요. 현재는 10개 임가 정도로 조합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보통 처서 이후부터 연말까지 잣을 수확한다는 그는 한창 수확기인 요즘 잣을 딸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 57세의 나이로 환갑을 몇 해 안 남겨두고 있는 이 대표는 아직도 20~30m 정도 되는 잣나무에 직접 올라가 8~10m짜리 대나무 장대를 이용해 잣을 수확하고 있다.

“잣은 자연 낙과율이 약 30%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확기 때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위험을 무릅써야 많은 양의 잣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잣을 따다가 다치는 임업인들을 많이 본다고 말했다. 심지어 같은 동네에서도 목숨을 잃는 분들을 매년 볼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힘들게 수확한 잣을 이용한 식품 개발을 통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가평은 강이 있고 산이 있으며 울창한 숲까지 조성돼 있는 천혜의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연간 관광객은 1000만 명에 달하지만 가평만의 먹거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평에 잣은 있지만 잣을 이용한 음식이 없는데, 가평 잣을 이용한 음식을 개발해 가평의 먹거리촌을 조성해보는 것이 마지막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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