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한경대 식물생명환경과학과 교수

무기질비료는 화학조성과 식물영양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인간과 생태계에 해를 끼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농업에서 독극물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부분의 국민들은 인공적으로 만든 무기질비료가 천연 유기물질에 비해 인간 보건과 환경에 해로울 것이라는 막연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여러 매체가 그릇된 정보를 반복해서 국민들 생각 속에 심어 왔던 데에 기인한다.

우선 첫째로 무기질비료의 제조 원료와 최종생산물이 안전한 물질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비료인 ‘3요소(질소·인산·칼리)’ 비료를 살펴보면 될 것이다.

질소비료는 암모니아에 이산화탄소를 고온·고압에서 반응시켜 제조한다. 제조된 요소비료는 질소와 탄소, 산소 및 수소로 이루어진 안전한 화합물이다. 칼리비료인 염화가리는 칼리 광상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거의 순도 100%의 칼리와 염소 화합물이다. 인산비료는 지하자원인 인광석 광물을 녹이거나 산과 반응시켜 만들어진 안전한 화합물이다. 살펴 본 3요소 비료 모두 원료와 생산물이 안전한 화합물인 것이다.

둘째로 무기질비료가 토양을 산성화시켜 나쁘게 만든다는 인식이다. 극단적으로는 흙을 죽인다는 표현도 쓴다. 그러나 많은 토양학자들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무기질비료 시비와 토양산성화는 무관하다’고 수없이 주장해왔으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상식이 된지 오래다.

무기질비료의 장점 중에 하나는 부산물비료에 비해 경제적이며 효과가 신속한 데 있다. 예를 들어 질소 45%의 요소비료와 유박을 원료로 하는 질소 4%의 유기질비료를 비교해볼 수 있다. 동일한 질소시비 효과를 내기 위해서 유기질비료는 요소비료보다 약 11배가 넘는 양을 투여해야만 하며 그에 따라 비료 구매비용도 대폭 상승한다.

한편 요소비료의 시비효과는 이르면 수일 이내에 나타나는 반면 유기질비료는 미생물이 무기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훨씬 늦고 원하는 시기에 양을 조절하기도 어렵다. 무기질  질소비료가 부족해 인분뇨와 같은 유기물질에 의존하기 때문에 작물수량이 낮아 만성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대한민국의 무기질비료 원조를 갈망하는 건 이런 연유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무기질비료는 경제적이고 시비효과가 뚜렷해 우리나라와 같이 식량자급률이 낮은 국가에서는 농산물 생산에 있어서 대안이 없는 필수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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