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KDI에 적정성 조사 주문… 반쪽짜리 시설현대화 우려
2년 지연에도 불구 2027년도 사업 완료 보장 못해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우리나라의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을 대표하는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1985년 개장한 가락시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 농산물의 기준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도매시장으로 꼽힌다.

가락시장은 2008년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된 시설현대화,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에 이어 도입이 검토 중인 시장도매인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서 한시적으로 운영계획이 명시됐지만 활성화되고 있는 상장예외거래, 관행처럼 이어져온 불법거래까지 가락시장의 현안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이에 가락시장 중점 현안에 대해 되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上)시설현대화
(中)거래방법
(下)불법거래
 

# 시설현대화 추진과정 삐걱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는 당초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됐지만 현재는 2027년에야 완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시 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2005년 가락시장 재건축 기본 계획을 수립한 바 있지만 그동안 유통환경변화에 따라 계획 수정 의사를 밝혔다. 2005년 처음 사업이 계획됐을 당시 총 예산은 5040억원으로 확정됐으나 2009년 6660억원으로 상향됐다.  

서울시공사는 2009년 2월 친환경 명품도매시장 건립을 목표로 설계경기 추진 방침을 수립했으며 재건축방법을 축협 가락공판장을 충북 음성으로 이전하고 그 후적지에 대체매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공사는 2010년 업무계획을 통해 시설현대화사업 1단계에 대해 동년 12월까지 관리·서비스동의 실시설계 의사를 밝혔다. 서울시공사는 2011년, 2018년까지 총 3단계로 나눠 순환개발방식으로 시설현대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2012년 2단계 설계에 대한 이견이 나오면서 시설현대화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었다. 이어 2013년에는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공사가 스스로 기본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이 당시에는 기본계획이 백지화 수준이며 시설현대화 건물 옥상을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하고, 명품시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삭제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 2027년 시설현대화 완료 미지수

2013년 시설현대화는 공사 환경과 저온창고 확보, 유통인 의견수렴 미흡 등의 다양한 문제로 사업완료기간이 2025년으로 사실상 7년이 늘어날 것으로 확정된다.

2018년 완공 시 7000억원 정도로 시설현대화사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공기가 지연되면서 사업비 증액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비롯한 당시 유통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당시 늘어난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으로 나오면서 BTL(민간투자사업방식)의 논의도 이뤄졌다.

2015년에는 시설현대화사업 1단계 도·소매 분리를 위해 건립된 가락몰에 직판상인들의 이전이 추진됐으나 입주 반대에 부딪히며 어려움을 겪었다.

또 2·3단계 건설기본계획안에 영업공간이 부족하고 물류동선 구축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유통인들의 보완요구가 이어졌다.

직판상인들은 지난해에 이르러서 가락몰 입주 계약을 마쳤으며 현재 일부 직판상인만 다농 후적지에서 영업 중이다.

이 같이 난항을 지속하던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의 최종 사업 예산은 7485억원으로 확정됐으며 1단계 소매권역에 2795억4300만원이 투입됐다.

최근 들어 도매권역 채소 2동에 대한 사업비가 당초 786억원에서 117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시설현대화사업 완료 시점도 2년여 가량 지연된 2027년이 될 예정이다.

기재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적정성 조사를 맡기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최재성 의원(더불어민주, 송파을)이 가락시장 상생·공유프로젝트(△1~2개 층 증축 및 옥상 전면 공원화 △교육문화, ICT(정보통신기술) 융복합, 여가, 비즈니스 등 시설유치 △옥상에 농수산테마파크 조성 △유통인과 시민이 상생하고 공유하는 가락의 계획)를 발표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가 다시 추진되거나 완료시점이 또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락시장 유통인 관계자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가락시장 시설현대화가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히면서 사업 완료를 보장할 수 없게 됐다”며 “꾸준히 지적받은 반쪽짜리 시설현대화로 끝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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