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RPC, 2017년산 쌀 가격 수익 농업인에 환원 제기
국산 농산물 소비촉진 위해 농협이 농식품 R&D 강화를
농협 초고령화 시대 직면… 청년 조합원 유인 대책마련 시급

[농수축산신문=박유신·송형근 기자]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6일 농협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사진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업무보고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회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지역 RPC(미곡종합처리장) 이익 농가 환원, 농식품 R&D(연구개발) 강화를 통한 국산 농산물 소비 촉진, 미허가축사 적법화 지원 강화, 농가 고령화 심화에 따른 청년 조합원 확충, 면단위 인구 감소에 따른 조합설립인가기준 현실화, 부실경영에 시달리는 농협목우촌, 지지부진한 유통 자회사 통합 등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 조합설립인가기준 현실화

2030년이면 면단위 농협  40%가 설립인가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구수가 감소하고 있어 조합원 수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종회 의원(민주평화, 김제·부안)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조합원 고령화 및 농촌 인구 감소로 인해 향후 10~20년 사이에는 현행 설립인가 기준에 미달하는 조합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15년 동안의 면별 인구 변화율을 전제로 2020년경에는 면 인구가 2000명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이처럼 지역농협 설립 인가 기준(현행 1000명)을 충족키 어려울 정도로 지역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면은 전체의 3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결국 일선조합은 설립인가 기준 미달에 따른 인가 취소 혹은 합병 명령을 피하려고 복수조합원 가입을 배가하는 동시에 무자격 조합원 정리에 소극적인 자세로 대응하는 등 설립인가 기준의 문제가 조합원 정예화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따라서 김 의원은 “농촌 인구가 감소하면서 그에 따른 시대적 변화에 발빠르게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서 조합원 수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다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지역 RPC 778억 이익, 농업인에게로

농협RPC가 2017년산 쌀 가격 상승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농업인들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대수 의원(자유한국, 증평·진천·음성)은 “전국 141개 농협RPC는 지난해 벼 40kg을 평균 15만5842원에 수매했고 이를 쌀로 환산하면 쌀 80kg당 15만5842원이다”며 “하지만 산지 쌀값이 2월에 16만원대, 9월에 17만원대, 10월에 19만원대로 오르면서 지난해 쌀 수매 가격과 공급 가격 차이로 많은 이익을 남겼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5일 기준으로 쌀 80kg 산지가격은 19만4772원으로 전년도 수확기(10~12월) 평균 쌀값인 12만9807원에 대비해 50% 상승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도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농협RPC에서 거둔 이익을 농업인들에게 반드시 환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 국산농산물 소비촉진 위해 농식품 R&D 강화해야

국산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농협이 농식품 R&D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석진 의원(자유한국, 산청·함양·거창·합천)은 과거 쌀국수나 쌀빵 등 가공제품 상품화 사업이 성공하지 못한 것과 달리 제과기업인 오리온과 농협의 합작법인인 오리온농협의 ‘오!그래놀라’ 제품이 성공적인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사례를 예로 들며 그 비결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우수한 국산 농산물과 오리온의 기술력, 유통망 등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김 회장은 “현재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77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그 수출라인에 오리온농협의 제품을 투입하는 게 목표다”며 “현재 쌀 초코파이 개발에 매진 중이며, 쌀 초코파이 제품이 해외로 수출된다면 쌀 소비촉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답변에 강 의원은 “이번 계기를 바탕으로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타 기업과의 상품 개발도 적극 나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황주홍 농해수위원장도 “우리나라가 수출대국인데 400만톤의 쌀을 생산해서 수출은 고작 1만톤도 못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쌀 초코파이가 해외로 뻗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오!그래놀라 제품의 국산 원료 비율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 농가 고령화 심각 청년 조합원 유인책 마련해야

농협 조합원 10명 중 7명이 60세 이상으로 농협도 초고령화 시대에 직면한 만큼 청년 조합원을 유인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 천안을)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별 조합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촌을 근간에 둔 농협 내 고령화 현상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농협조합원 수는 219만4141명으로 이중 70세 이상 조합원이 39.08%로 60세 이상 70세 미만까지 포함하면 70.41%에 달했다. 반면 40세 미만의 청년 조합원은 1.64%에 불과했다.

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사망’으로 인한 조합 탈퇴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1만6411명, 2014년 2만308명, 2015년 1만3329명, 2016년 1만1925명, 지난해 1만654명의 조합원이 ‘사망’으로 조합에서 탈퇴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사망, 이주, 자격상실, 자진탈퇴 등을 사유로 2014년과 비교해 무려 15만6000여명의 조합원이 감소했다”면서 “이정도 속도면 2030년에는 조합원수가 반 토막 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같은 조합원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농협이 농업분야 후계 인력 육성을 위해 현재 추진하는 사업이라곤 50명 규모의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와 정부와 협력해서 운영 중인 500명 대상 ‘청년창업농 필수 교육과정’이 전부”라고 질타하며 “고령화에 대한 체계적인 사전 대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젊은 농업인과 귀촌 귀농인구를 조합원으로 유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 목우촌 부실 가맹사업자 피해만 가중

농협목우촌의 경영부실이 가맹사업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준호 의원(더불어민주, 부산 해운대 을)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농협경제지주로부터 제출 받은 ‘농협목우촌 외식사업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농협목우촌의 경영 전문성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실제 농협목우촌 외식산업 부분의 대표브랜드인 ‘또래오래’의 경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가맹점이 140여개가 줄었으며, 매출액도 약 50억원이 감소했다.

또 다른 브랜드인 ‘웰빙마을’과 ‘미소와돈’ 역시 각각 2014년과 2015년을 기점으로 매출액과 가맹점 수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등 서민들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가맹사업 운영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윤 의원은 “이같은 경영부실은 시장점유율 감소로 이어져 농협목우촌의 양돈과 육계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각각 3.2%, 2.9%에서 지난 8월 2.6%, 2.5%로 감소했다”며 “이는 10% 이상 감소한 수치로 문제는 이같은 경영 상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그는 “목우촌이 가맹사업을 수행하며 자영업에 나선 국민들에게 피해를 직접적으로 끼칠 수 있는 만큼 외식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영 전반의 효율화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말말말]

“농협 비정규직 직원 5200명,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말은 희망고문이었습니까?”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 천안을)이 5개월 전 농협이 밝힌 ‘비정규직 직원 정규직 전환 계획’에 대해 당초 정규직 전환 대상 직원 4728명 중 1917명만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을 지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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