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목장 일손에 10시간씩 일하지만 보람차
외국사이트·유튜브 보며 공부 '기본기'에 충실하기로 유명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 김영조 화곡목장 2세

"연구·독학 몰두… 목장에 보탬된다면 공부 해야죠"

라디오의 노랫소리가 나즈막히 흘러 나오는 충남 당진의 화곡목장에 들어서면 젖소보다 먼저 농구 골대가 눈에 들어 온다. 농구 골대 뒤에는 웬만한 체육관 못지 않은 운동기구들이 늘어서 있다. 목장을 도맡아 하고 있는 2세 김영조 씨의 운동기구들이다.

“체대를 나왔어요. 운동을 좋아해서 운동 선수 생각도 했었고 경호원도 좋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아버지가 목장에 들어오라고 하셨어요.”

23살, 제대를 하자마자 목장에 들어와 목장일을 한지 벌써 15년이 됐다. 목장 대표는 아버지 이름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곡목장 하면 김영조 씨를 떠올린다. 목장에서 가장 자랑할 일이 뭐냐고 물으면 10시간씩 일하는 자신이라고 답한다.

“목장에서 10시간씩 일해요. 목부가 있긴 하지만 3톤이 넘는 우유를 짜니까 일손이 늘 부족합니다. 쉬는 날 없이 일하는 게 저희 목장의 비결이랄까요.”

3700리터의 우유를 하루에 생산해 내는 화곡목장은 착유소만 120마리, 젖소가 총 200마리가 넘는 거대목장이다. 착유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착유설비를 바꾸고 차광페인트를 칠해 축사 온도를 낮추는 정도의 노력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규모의 목장이다.

“웬만한 목장에서 하는 노력은 모두 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늘 모자란 것이 목장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늘 연구하면서 독학으로도 배우고 외국의 사이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뒤지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입니다.”

얼마전 외국 사이트에서 접한 화염소독이 그 중 하나다. 시간이 날때마다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사이트까지 뒤져 낙농, 젖소와 관련된 모든 지식을 습득한다. 화염소독은 우연히 본 외국의 한 목장 동영상에서 고안해냈다.

“파이프 소독을 할 때 화염소독을 하는 외국 목장을 봤어요. 고민을 하다가 목장에 도입을 했는데 토치로 십분이면 소독이 끝나더라구요. 일단 시간과 노동력 절감에서 최고의 효과였는데 실제로 설사가 줄고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보고 배우는 김영조 씨는 기본에는 충실하기로 유명하다. 수정 일지를 빼곡하게 적은 기록관리는 물론 대부분을 노력으로 채우고 있다.

“아직 제 목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들이니까 물려주겠지’ 이렇게 생각하지도 않아요. 노력하고 생산성이 올라가면 회사처럼 사장님이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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