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작물보호분야 최대 이슈는 ‘PLS’·‘저항성’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올해 작물보호분야 최대 이슈는 단연 내년도 전면시행이 예고된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와 해를 거듭할수록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가는 저항성 관리다.

작물보호분야 4대 학회인 한국농약과학회, 한국식물병리학회, 한국응용곤충학회, 한국잡초학회는 농약(작물보호제)의 안전사용과 저항성 관리를 주제로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018 작물보호분야 공동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작물보호분야 4대 학회가 처음으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받았지만 무엇보다 PLS와 저항성을 주제로 다뤘다는 점에서 학계 및 유관기관과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작물보호분야 공동 국제학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인용 한국잡초학회장

# 뜨거운 감자 ‘PLS’

내년도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는 PLS는 학술대회 첫 주제발표로 등장할 정도로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은희수 일본 농림수산성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NARO) 박사는 ‘일본의 PLS 현황과 전망’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의 PLS 도입배경과 과정, 그리고 경과를 소개했다. 특히 수입 농산물 안전성 문제가 원인이 돼 '식품안전기본법‘을 제정하고, PLS를 도입한 일본 역시 불과 2~3년의 짧은 준비기간을 거쳤지만 큰 문제없이 현장에 적용시켜 나갔다는 점을 소개하며 수입 농축수산물로부터 일본 국민의 식품안전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은 박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보다 5배가량 많은 종을 재배하고 있는 일본은 2006년 PLS 시행을 앞두고 불과 2~3년만에 잔류검사와 그룹화, 대표작물 등록 등을 검토해 진행했음에도 현장에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수입 농축수산물에 대해서는 실시간으로 결과가 확인되고, 수입업자까지 밝혀지는 등 책임소지가 분명해졌다.

▲ ‘일본의 PLS 현황과 전망’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은희수 일본 농림수산성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NARO) 박사

은 박사는 “PLS는 국내 농산물에 대한 규제 목적이 아니라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수입 농축수산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도구”라며 “실제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 농약은 등록과정에서 이미 많은 시험을 거쳤고, 대다수의 농업인들 역시 안전사용기준을 잘 준수하고 있어 현장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은 박사는 “드리프트(비산) 등 비의도적 오염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국내 학계에서는 토양잔류 등에 대한 많은 구두발표와 포스터발표로 비의도적 오염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알타리무, 배추, 엽채소 등에 대한 독성 및 잔류 연구 결과가 다수 소개돼 큰 관심을 모았다.

손경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자재평가과 박사 등은 ‘후작물 시험성적서 검토기준’ 포스터발표를 통해 “PLS 전명시행을 앞두고 전작물에 사용한 농약이 토양에 남아 후작물로 흡수이행될 우려에 따라 후작물에 대한 대사 및 잔류 시험을 진행했다”며 “잔류량이 MRL(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할 우려가 있으면 제품 라벨에 ‘후작물 주의사항’을 표기해 사용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 작물보호분야 숙제 ‘저항성’

저항성 관리와 관련한 문제는 최근 몇 년 동안 작물보호분야의 해결되지 않는 숙제가 되고 있다. 신물질 개발은 더딘 가운데 기존 농약이 오랜기간 사용되면서 일부 병해충이나 잡초에서 내성 및 저항성이 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업인들도 약제를 과다사용하거나 약효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한국식물병리학회, 한국응용곤충학회, 한국잡초학회 모두 첫 번째 발표로 저항성 관리를 진행했다. 히데오 이시이 일본 키시국제대 교수는 ‘일본의 살균제 저항성 현황 및 관리’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의 살균제 저항성 관리 현황을 소개했으며, 제프리 블룸퀴스트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는 ‘살충제 작용기작과 시너지 : 저항성 관리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살충제 저항성 증가와 이에 따른 관리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또 강일호 미국 FMC 농업솔루션 박사도 ‘제초제 저항성 잡초와 새로운 작용기작’ 주제발표를 맡아 저항성 잡초의 확산 문제와 약효 감소, 이에 따른 대응방안을 설명했다.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 할 것 없이 저항성 발현이 증가하면서 약효가 기대했던 만큼 발현되지 않음에 따라 새로운 물질과 작용기작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작물보호제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내는 병해충 및 잡초에 대응키 위한 새로운 시도와 천연유래물질을 활용한 방제 방안이 다수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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