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낙농목장들의 자동화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2세가 목장에 들어오는 조건으로 로봇 착유기 설치를 요구한다는 얘기는 이제 옛 말이 됐다.

얼마 전 찾아간 한 전북지역의 낙농가는 70이 넘는 고령의 나이임에도 목장에 로봇착유기를 신규로 설치했다. 30대 아들은 별도로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목장을 하며 텐덤 착유기를 설치해 따로 납유를 하고 있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아들은 목장과 젖소의 생리를 파악하고 자신은 고령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노령의 낙농가가 운영하는 경북의 목장은 착유장에 쓰는 유도사료를 옮기기 위해 자동화 라인을 설치했다. 25kg 사료포대가 힘에 부쳐 한 선택이었다. 두 사례를 통해 목장의 노령화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낙농은 장치산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본 장비에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축종인데 로봇착유기 등을 선택하는 농가들이 늘면서 투자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선택으로 낙농가들이 노동력만 절감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자동화를 선택하면서 남는 여력으로 새로운 추가 수익을 발생시키거나 목장의 규모를 늘리며 경영효율을 높이고 있다. 앞의 사례에서 70대 낙농가는 현재 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며 조사료 생산에 골몰하고 있다. 60대의 낙농가는 체험목장에 투자해 보고 싶다고 했다.

이유 있는 낙농가들의 자동화 물결이 대한민국 낙농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단초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