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인력 졸업 후 활동기회 부족
관련 분야 연구실적 등 활용 못해
학계와 산업계 협업 통해 기술력 높이는 R&D 진행 필요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R&D(연구개발)가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연구 인력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돼야 합니다. 대학에서 실제 연구를 하며 석·박사를 취득한 우수한 인력들이 졸업 후 관련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해 학계에서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제21회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에서 미생물을 이용한 총체벌레 방제기술을 개발, 상용화에 이르게 한 공로로 근정포장을 수상한 김재수 전북대 농생물학과 교수는 우리 농업 R&D의 발전방안으로 연구 인력 육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대학에서 수년간 관련 연구를 진행했던 우수한 인력들 일지라도 졸업 후 농촌진흥청 등 유관기관에 취업해 연구를 계속하기에는 기회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일례로 농진청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를 해서 경험을 쌓고, 실력을 기르는 것보다 연구사 시험을 준비하는 게 더 빠르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에 매진해야 할 인력들이 취업과 관련한 준비에 더욱 열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연구 인력 육성의 큰 저해가 되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우려다. 취업을 위한 열린 기회 제공은 바람직하지만 우수한 인력들이 관련 분야 연구실적이나 경력을 제대로 활용치 못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김 교수는 “농업 관련 대학에서 학생들의 취업과 관련한 문제로 우수한 인력의 지속 육성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농업관련 연구 경험이나 관련 논문 등이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기회가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계와 산업계의 협력방안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강단에 서기 전 10년 가량을 팜한농(당시 동부팜한농)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업계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꼽았다. 업계가 요구하는 바와 학계의 연구방향 등 사이에서 상호이해에 부합하는 절충과 조율이 있었기 때문에 상용화로 이어져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김 교수는 “학계에서도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연구만 할 게 아니라 돈 주고 살만한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하고, 업계에서도 학계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력을 높일 수 있는 R&D를 진행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R&D는 누구 하나의 이해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민·관·산·학·연 모두가 주체로서 힘을 모을 때 보다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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