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상승·채산성 악화…채종 감소
여름 장마철·겨울 혹한…고품질 종자 생산 ‘불리’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글 싣는 순서]
-(상) 국내채종 현황과 한계는
-(하) 국내채종 기반 구축 활성화 방안은

육종을 실시하는 종자업체는 국내·외 채종지에서 나종자(보급종자)를 생산한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과 채종여건 악화 등으로 인해 매해 국내채종량은 감소하는 반면 해외채종량은 저렴한 인건비, 채종지 간 격리거리 확보 등의 이점으로 인해 매해 늘고 있는 추세이다.

해외채종 시 원종유출 및 검역으로 인한 폐기 반송 등의 문제가 꾸준히 발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종자업계는 국내채종 시 채산성이 낮아져 위험을 부담해서라도 해외채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국내 종자업체의 국내·외 채종현황을 살펴봄으로써 국내채종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알아보고 발전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 지난해 국내채종 비중 10.6%, 십 수년째 감소 추세

지난해 전체 채소종자 생산량 중 국내채종이 차지한 비중은 10.6%로 2010년 17.4%, 2005년 25.6%에 비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종자협회가 집계한 ‘주요채소종자 생산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채소종자 생산량 1571톤 중에서 해외채종량은 1405톤으로 89.4%, 국내채종량은 166톤으로 10.6%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2010년과 비교해 6.8%p나 격차가 커진 수치다.

지난해 작물별 해외채종 비중을 살펴보면 당근과 시금치 종자의 경우 100% 해외채종이 실시됐다. 아울러 당근과 시금치를 포함한 15개 채소품목 중 토마토(99.7%), 파(99.6%), 고추(98%), 브로콜리(97%), 호박(96.6%) 등 11개 품목이 90% 이상 해외에서 채종됐다.

# 국내 생산비 높고 채종적지 찾기 어려워 채산성 낮아

이처럼 국내채종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건 국내에선 생산비가 높고, 채종적지가 부족해 해외에서 채종하는 것이 높은 채산성을 유지하기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4계절이 뚜렷한 기후로 연중채종이 어려운 품목이 있다는 점도 업계가 국내 채종을 멀리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국내 인건비, 지가 등이 중국, 베트남, 태국 등지보다 비싸고 대규모 채종을 위한 넓은 부지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게다가 격리거리 확보에 대한 어려움도 제기한다. 채종적지를 구한다 하더라도 다른 품종 간 수정을 방지하고 병·해충 전염을 막기 위해선 채종지 간 격리거리가 확보돼야 하는데 국내에선 이에 대한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탓에 격리거리가 제대로 확보되기 어렵다는 이유다.

아울러 여름에는 장기간 높은 습도를 유지하는 장마철이 있고, 겨울은 영하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는 등 국내 기후조건이 고품질 종자를 생산하는 데 불리하다는 문제도 있다.

한 종자업체 관계자는 “해외채종을 하는 이유는 결국 채산성 때문이다”며 “채종적지 확보가 어렵고 인건비가 비싸 종자유출의 위험부담을 알면서도 채산성을 높이고자 해외채종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