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경규제 강화 - 중동, 원자재 수급 불안정…가격 상승 원인
R&D 투자·농가 만족도 감소 '악순환'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지난 3년간 농협의 무기질비료 납품가격 하락이 이어진 가운데 올해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더해져 국내 무기질비료 업계는 경영수지 악화 및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올해 봄, 여름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비료 수요량도 감소해 무기질비료 업계의 농협 납품물량 감소와 연구개발(R&D) 투자 감소 등이 우려되고 있다.

 

# 내년 상반기까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원료 확보 어려워

국제 원자재 중 올해 요소 평균 가격(10월 집계)은 톤당 298달러로 지난해 동기 평균 가격인 253달러 대비 15% 가량 상승했다. 암모니아 평균 가격은 톤당 298달러, 인이안(DAP)은 톤당 359달러로 지난해 동기 평균 가격 대비 각각 13%, 14% 가량 상승했고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인한 요소 수출 물량 감소,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한 주요 원자재 수출지역인 중동지역의 원자재 수급 불안정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한 농협의 무기질비료 납품가격으로 경영수지가 악화돼 온 국내 무기질비료 업계에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비료협회 전체 회원사의 지난해 경영 수지는 전년 대비 165억원 감소했으며 이러한 위기의식에 따라 업계는 인력감원 및 임금동결 등을 통해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기질비료 업계는 내년도 농협 무기질비료 납품물량 감소는 물론 입찰 참여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

 

# 비료 출하량 및 R&D 투자 감소…산업 경쟁력 잃을 것

업계는 이러한 가격 측면에서의 어려움과 함께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 작황 부진으로 비료 수요량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봄에는 냉해, 여름에는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작황 부진의 여파로 지난달 말 기준 무기질비료 출하량은 91만4000톤으로 전년 동기 103만1000톤 대비 11.3%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는 고정비를 절감하기위해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어 고품질 비료를 원하는 국내 농업인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그에 따라 소비량 감소가 나타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맞춤형비료의 경우 품질 만족도가 낮아 농가 선호도가 감소하면서 올해들어 지난달 말까지 17만4000톤을 출하, 지난해 동기 22만3000톤 대비 21.9%나 대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무기질비료 업체 관계자는 “업체가 인건비·물류비 절감 등을 통해 고정비를 줄이면 농협이 그만큼 줄어든 제조원가를 기반으로 ‘최저가’를 산정해 납품가를 책정하는 상황에서 R&D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며 “갈수록 농업인은 고품질의 농산물 생산을 위해 고품질의 비료를 원하고 있는데 국내 무기질비료 업체가 이러한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무기질비료 산업 전체가 가격이라는 틀에 갇혀 규모가 축소되고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며 “농협 납품가 인하,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및 운송비 증가 등의 어려움이 지속되면 머지않아 한 두 개 업체만 살아남게 될 텐데 그들이 과연 농업인이 요구하는 다양한 비종과 고품질의 비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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