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소고기 저지방 부위는 우리 국민이 구이용으로 선호하지 않는 부위이지만 잘 건조 숙성하면 구이용으로도 훌륭하게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농촌진흥청이 등심, 안심, 채끝과 같은 인기 부위에 한정 적용해 온 건조 숙성 방법을 저지방 부위에 적용했더니 육질은 연해지고 맛과 향은 더 진해져 구이용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건조 숙성이란 온도는 2~4도, 습도는 65~85%인 환경에서 공기 순환이 잘 되는 선반이나 거치대에 한우고기를 포장 없이 걸어두고 20~60일간 숙성하는 기술이다. 숙성 과정에서 무게는 감소하지만 육질이 연해지고 수분 증발로 맛이 진해져 고소한 향이 나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한우고기의 등급별 저지방 부위 9종을 60일간 건조 숙성하며 변화를 관찰한 결과 육질, 맛, 향이 모두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숙성 과정을 거친 2등급 부채, 등심, 안심, 보섭, 홍두깨, 우둔은 숙성 전보다 20~40% 더 연해져 ‘매우 연한’ 수준을 보였으며, 맛과 향을 포함한 종합 기호도도 17~52%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등급 도가니, 보섭도 숙성 후 36~51% 더 연해졌으며 종합 기호도도 35~45% 향상됐다. 1+등급 목심, 앞다리, 보섭, 우둔은 숙성 전보다 34~48% 연해지고 종합 기호도는 18~55% 올랐다. 
 

정석근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장은 “저지방 부위는 질겨서 양념용이나 국거리, 찌개용으로 쓰였지만 건조 숙성 기술을 이용하면 구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부가가치가 높아진 만큼 소비도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축산과학원은 다음달 ‘건조 숙성육 생산을 위한 품질 및 위생 관리 지침서’를 발간하고 내년부터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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