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육 다변화·한우와 가격 차별… 축소 가능성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한우 사육마릿수, 지육 도매가격, 송아지 가격이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한우산업의 호황기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머지 않은 시일에 한우산업이 위축 경로에 접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GS&J 인스티튜트(이하 GS&J)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 ‘한우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나?’를 통해 낙관적, 비관적 두 가지 전망을 제시하고 비관적 전망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우산업은 호황기

최근 한우산업은 사육마릿수가 적지 않음에도 도매가격, 송아지 가격이 모두 높은 호황기에 있다. 지난 11월 말 기준 한우 사육마릿수는 294만마리였으며 지육 도매가격은 1만7000원대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송아지 가격도 좋아 수송아지는 400만원 안팎, 암송아지는 32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우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도 높은 수준이다. 2016년 한우고기 수요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의 시행에 따라 급감했다. 하지만 2017년 하반기부터 수요가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해 최근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송아지 입식 열기도 매우 높아 지육 도매가격 대비 수송아지 가격의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암소 도축률도 2013년 8월 36%였지만 5년이 지난 2018년에는 23%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농가들의 번식 의향이 높다는 의미다. 

▲ 2025년에는 한우와 수입 소고기의 가격 차별 축소로 인해 한우 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입 소고기와의 가격 차별 유지가 관건

GS&J는 보고서에서 향후 한우가 수입 소고기와의 가격 차별을 현재와 같이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낙관적·비관적 전망으로 나눠 분석했다. 

낙관적 전망은 한우가 수입육과의 가격차별을 유지해 입식열기가 2025년까지 이어진다는 가정 하에 이뤄졌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사육마릿수는 2023년 340만마리까지 증가한 후 감소세로 전환되지만 여전히 2025년에도 320만마리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매가격도 2022년 하반기까지 하락하다 다시 상승세로 전환돼 2025년엔 현재와 같은 1만7000원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등락은 있겠지만 결국 2025년까지 호황기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비관적 전망에 따르면 한우는 서서히 수입 소고기와의 가격 차별이 축소돼 도매가격이 하락하고 입식열기가 냉각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한우 도매가격은 2022년 1만5500원 수준으로 하락하고, 사육마릿수는 2021년 330만두에 근접할 정도로 상승하다 이후 급감해 2025년 말 270만마리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송아지 가격은 2022년 250만원 초반대로 하락하다가 소폭 상승해 2025년엔 300만원 수준에 머물고, 암송아지 가격도 같은 기간 180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하다 2025년 230만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비관적 전망에 주목해야

전혀 다른 방향의 두 전망이 제시된 가운데 GS&J는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적 전망이라 판단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한우의 거세 비육비율이 꾸준히 증가, 상위 등급 출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고급화가 진행돼 왔다. 하지만 거세 비육이 이미 95% 수준에 이르고 1등급 이상 출현율이 70% 이상인 상황에서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갈비 중심이던 수입육이 살코기로 다변화되고, 냉동에서 냉장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한우의 차별화가 약화되고 수입육의 대체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표유리 GS&J 인스티튜트 연구원은 “수입육이 다변화되며 한우와의 가격 차별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며 “낙관적 시나리오보다는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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