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과거부터 꾸준히 소비자들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농장에서부터 식탁까지 먹거리 안심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수확 당시의 품위를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수확 후 관리기술과 콜드체인시스템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도매시장에서도 안전성 검사, 정온시스템 구축을 통해 안전 농산물의 공급을 꾀하는 중이다.

또한 산지에서는 수확 후 바로 출하하지 않을 경우 저온저장고를 통해 일정시간 동안 농산물을 보관했다가 출고하는데 이 경우에도 수확 후 관리기술은 필수요건이다.

뿐만 아니라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농산물이력추적관리제도는 농산물의 생산·유통·판매 단계까지 각 단계별로 정보를 관리해 농산물의 안전성 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농산물의 이력을 추적해 원인 규명 및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농장부터 식탁까지 먹거리 안심을 위한 다양한 관리 체계에 대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콜드체인시스템이 갖춰진 차량에 농산물이 적재되는 모습.

# 농산물 수확 후 관리와 콜드체인시스템

과일이나 과채류의 호흡량은 온도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주위환경 온도가 10도 상승할 때 작물 호흡량이 약 2.5배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대형유통업체에 납품되는 농산물의 경우 대부분 수확 직후 차량 운송단계부터 콜드체인이 이뤄진다. 이후에 유통센터나 해당 대형유통업체에 농산물이 도착하면 저온저장고에서 판매 전까지 관리되며 매장에서도 철저한 온도관리가 이뤄진다. 일례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과일과 채소 등의 품위 저하를 방지코자 별도의 판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한 과거와 달리 도매시장에서도 운송 시에 윙바디 차량을 비롯해 별도 콜드체인 차량이 운영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콜드체인시스템은 저온하에 농산물을 유통시킴으로써 호흡속도, 에틸렌 발생 속도, 갈변반응, 증산작용 및 각종 부패를 일으키는 미생물의 생육 등을 억제시켜 수확 당시의 품질과 가깝게 만들어준다.

농산물의 생화학 반응은 온도에 따라 2배에서 많게는 4배 정도 빨라지거나 늦춰지게 된다. 여름철의 경우 30도에서 0도로 품온을 내리면 6~10배까지 유통기한 연장이 가능하다.

콜드체인시스템은 예냉과 같은 한 가지 공정의 완벽한 수행만으로는 만족할 만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결국 수확 후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종합적인 품질관리가 요구된다. 이에 콜드체인시스템은 산지예냉, 포장, 저온수송, 저온보관 및 저장, 소비지 판매시설 및 주요기술에서부터 전처리기술, 표면살균 및 안전성 관련기술, 선별·규격·표준화기술, 정보, 환경 등 세부기술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해야 농산물의 신선도 유지 및 출하조절 등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수확 즉시 출하되지 않을 경우 주로 조직화된 산지를 토대로 저온저장이 이뤄지는데 과채류의 경우 호흡을 완만하게 해 성분의 대사나 분해를 적게 하는 동시에 수분의 증산억제 등 저장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과실류는 수확 즉시 출하를 통해 소비되거나 저장 후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지에 운송된다. 이에 수확 시 과실의 성숙도와 저장기간 동안 온도, 습도, 가스농도, 운송방법 등의 환경요인이 과실 품질관리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확 후 관리 기술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7월 5일 정식 오픈한 산지직송 신선식품 편의점 ‘마켓순’은 경북 안동, 영주의 농산물을 농업인이 직접 화성시 향남의 편의점까지 콜드체인시스템을 이용해 운송, 판매하는 무인 편의점이다.

농업인이 직접 직거래를 위해 배송하기 때문에 제철 채소, 과일, 잡곡, 건어물 등의 신선함은 물론 가격까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믿고 먹을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 연구원들이 농산물 안전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 도매시장도 안전 농산물 공급에 매진

현재 시설현대화사업이 진행 중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신선유통체계 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채소2동에 도입되는 신선유통체계 시스템은 반입된 농산물이 경매 전까지 실외온도, 습도에 대해 쉽게 노출돼 부패 발생율이 높고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됐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농산물은 수확 후 손실률이 30~35% 정도로 선진국(7~10%) 대비 턱 없이 뒤처지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원예원과 함께 가락시장에 선진국형 유통 환경을 구축코자 협업을 진행, 경매장 내 연중 정온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농산물의 손실률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배추, 무, 양배추, 대파, 양파의 수확 후 운송 중 온습도, 저장조건별 중량감소율, 무 유통 온도별 호흡량, 유통 온도별 에틸렌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확인하고 적정 온습도 등을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나왔다.

이를 통해 수확 당시와 비슷한 농산물의 공급이 가능해지고 외부환경 노출이 적어 안전성도 확보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도매시장 정온시설(경매장) 품목별 운용 매뉴얼을 개발함으로써 유통과학화를 위한 운용 매뉴얼 이용으로 손실률이 저감될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정온시설 경매장에는 경로방지 온도 컨트롤이 이어지며 집진시설로의 청결이 유지된다. 또한 선도유지 MA포장과 반입 전 예건처리도 실시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채소2동 경매장, 점포창고, 반출장 등에 차량을 진입시키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서울시공사는 질 좋은 농산물 유통에 따른 소비자 신뢰도 제고로 믿고 찾는 가락시장의 위상을 정립하고, 대국민 농산물 먹을거리 안전성 확보로 공사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의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은 대부분 지역에 있는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안전성 검사를 받고 있는데 가락과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뿐만 아니라 서울시공사도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다.

1998년 국내 도매시장 최초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 속성검사를 실시했으며 2013년 잔류농약 안전성검사기관으로 지정됐다. 2016년에는 도매시장 집중검사법(분석농약성분 78종, 검사품목 79개)을 도입했다. 지난해부터는 상장 품목뿐만 아니라 상장예외(중도매인직접거래)품목의 안전성 검사도 실시되고 있다.

상장품목의 총 검사건수는 2017년 4만7590건이었으며 지난해 1~9월까지는 3만8340건이 이뤄졌다. 총 21명이 40대의 장비를 통해 안전성 검사를 진행 중이며 부적합 의심 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정밀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통이 정지된다.

상장예외거래 품목의 경우 거래 비중과 잔류농약 검출 빈도가 높은 비름, 갓 등 10개 품목을 대상으로 2단계로 나눠 실시되고 있다.

서울시공사는 주요 출하지역 산지 출장 홍보와 상장예외품목 안전성 검사 설명회 개최, 주요 출하자 대상 홍보 문자 메시지 발송, 시장 내 유통인 및 출하자 대상 홍보 전단 제작 배포도 진행했다.

올해는 참나물 등 안전성 검사 품목 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공사는 유통인 잔류농약 안전성검사 수수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안심먹거리 캠페인 행사, 안전성검사 유관기관 간담회, 대학교와 공무원, 해외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검사 홍보도 강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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