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40젊은 영농세대 성공기 - 청양군 정산면 '칠갑산우리콩청국장'
일관된 맛 '입소문'…'청국장 달인' 선정
주로 통신판매…다른 장류에 비해 회전율 높아

[농수축산신문=하은숙 기자] 

청양군 칠갑산은 콩의 고장이다. 이런 명성답게 요즘 제대 후 귀촌한 박정기 칠갑산우리콩청국장 대표는 콩을 삶느라 정신이 없다.  

박 대표는 ‘칠갑산’, ‘할머니와 손자’라는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청국장 사업에 뛰어들어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대의 젊은 나이에 대학도 포기하고 산골로 내려와 할머니와 함께 청국장 사업에 매진해 이제는 연 소득 2억원을 올리는 어엿한 사업가로 변신했다.  

사업초기에는 자식의 장래를 걱정하는 부모님과의 갈등도 컸지만 나중엔 공직에 있는 아버지가 황토방을 지어주는 등 힘을 실어줬다.

박 대표는 할머니로부터 2년 가까이 불 때고, 콩 삶고, 물 맞추며 메주를 띠우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특히 발효는 더 어려웠다.

대형 가마솥에 하루 5포대(100kg)의 콩을 태우지 않고 8시간 이상 장작불로 삶는 기술만 배우는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삶은 콩을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갖춘 발효실에서 볏짚을 이용, 이틀간 발효해 먹기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 또한 노하우가 요구됐다. 

사업을 시작한 지 6년째가 된 박 대표는 이제 삶고, 발효하고, 포장하는 모든 과정에서 할머니가 없어도 될 정도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변함없이 일관되게 최고의 맛을 낼 줄 알게 된 박 대표는 공중파 방송에서 ‘청국장 달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칠갑산우리콩청국장은 한국식품연구원(KFRI)으로부터 청국장 부문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았다.

전통식품품질인증은 국내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 가공, 조리돼 우리 고유의 맛과 향, 색을 내는 우수한 전통식품에 대해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다.

또한 청양군으로부터 ‘전통장류 전통식품인증’ 시범농장으로 선정돼 체험농장도 운영하고 있다.  

청국장은 주로 동절기가 성수기다. 칠갑산우리콩청국장은 비수기인 여름철에도 한달에 1000여만원 정도 수익을 올린다. 주로 통신판매로 이뤄지고 있고 칠갑산 주요 관광지를 주 판매처로 한 직거래 유통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청국장은 주문 뒤 이틀이면 출하 및 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간장이나 고추장 등 다른 장류에 비해 회전율이 높다”며 “내가 만든 제품이 최고라는 자신감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이어 “시골에서는 조금만 눈을 돌리면 뭐든지 돈이 될 수 있다”며 “대학을 진학하지 않고 지금 이 사업을 하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청양군에서 귀농·귀촌하는 이들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시골로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