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가격유지 여부·사료품질 우려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최근 전국한우협회의 OEM(주문자생산방식) 사료공급이 시작되면서 가격을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와 하림의 수평계열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는 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한우협회는 지난 2일부터 한우협회 완주군지부를 시작으로 OEM사료 공급을 시작했다. 이번 OEM사료는 저가사료인 ‘건강한우’와 고급사료인 ‘대한한우’ 2종으로 출시됐다. 한우협회는 이를 통해 소 1마리당 40만~60만원의 생산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우협회가 발표한 ‘대한한우’ 1포당 가격은 약 7500원으로 매월 25일 원재료 변동단가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공장 상차도 가격으로 육성우 기준 ‘대한한우’ 물류비와 보관비용 등이 포함된 농가 제공가격은 완주지부의 경우 포당 8675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배합사료업계는 파격적인 가격에는 놀라움을 표하면서도 이같은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드러냈다.

A사료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배합사료 원료가격이 공개돼 있기 때문에 가격거품이라고 할 만큼의 가격비밀이 없다”며 “가격적인 부분도 기존 계약사료업체들의 각종 지원이 배제된 상태에서 필요제반 비용에 대해 향후 조정이 되면 이같은 가격을 계속 유지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한우산업이 고급육 위주의 부가가치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료품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B사료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사료회사는 최소 일주일에 한번은 배합비를 조정하는데 반해 한우협회는 2주에 한번 배합비를 조정한다고 하는데 OEM 생산업체와 긴밀한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원재료의 성분변화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는 힘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림의 계열사인 선진이 OEM 생산을 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향후 하림의 한우산업 수평계열화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우협회 OEM 사료 출시 기념식에서 김홍국 하림 회장이 한우산업에 있어서 하림이 농가와 협력할 일이 많으며 한우협회가 추진하는 일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선진이 한우사업에서 타격을 감내하면서도 OEM 생산을 하는 것을 두고 향후 하림이 한우산업의 수평계열화를 위한 포석을 둔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료업계의 예상과 우려에 대해 한우협회 한 관계자는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은 사업에 이 같이 불필요한 우려를 더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가격과 품질에 대한 부분은 농가들이 일단 써보고 각자가 자연스럽게 판단하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얼마나 판매하는지보다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원가 공개를 줄기차게 요구해도 응하지 않던 사료회사에 대한 견제와 더불어 기준 제시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이 한우협회의 OEM사료 출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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