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죽자마자 신선도와 식감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정어리. 이런 이유로 살아있는 정어리가 더 고가에 판매되지만 안타깝게도 보통은 항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죽고 만다. 

이럴 때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정어리 수조에 천적인 메기 한 마리를 풀어놓는 것. 메기에게 잡혀 먹힐까 끊임없이 움직인 정어리는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도 살아남는다. 일명 ‘메기 효과’다. 

지난 3일 전국한우협회가 전북 완주군지부를 시작으로 OEM사료의 출시를 알렸다. 한우 사료 가격 기준 제시, 기존 업계 견제 등의 역할을 통해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하겠다는 게 한우협회가 전하는 OEM사료 출시의 가장 큰 목표다. 업계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서로가 건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메기’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업계에선 OEM사료의 품질에 대한 검증 문제에서부터 지속적인 저가 기조 유지 가능성, 고객 확보 가능 여부 등 다양한 방향에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정작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우협회의 반응은 덤덤하다. 고품질 사료로 내놓은 ‘대한한우’의 경우 품질을 자신하며, 평가는 농가들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한우 농가들이 직접 사료를 써보고 여러 조건들을 비교하며 각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사료를 사용하면 되는 것이지, 이미 이용해보기도 전에 설레발 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OEM사료를 판매함으써 한우협회 중앙회에는 단 1원의 수익도 떨어지지 않으며 지부도 최소한의 운영비 정도만 덧붙여 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윤의 극대화가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는, 기존 업계의 성공 기준으로 OEM사료 사업을 바라보면 안된다는 설명이다.

한우협회가 OEM사료를 출시한 지 이제 고작 열흘도 안됐다. 아직 무언가를 판단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우려섞인 말들로 찍어 누르는 건 한우 업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 먼저 기존 사료 업계도 그간 과잉이윤을 취해왔던 건 아닌지 스스로 점검하고 농가와의 상생을 위해 자구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메기 한 마리가 가져올 사료 업계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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