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짜지만 장류의 여왕 넘보는 농업인
아나농의 장류는 전통방식 제조…로컬푸드 원칙으로 국내산만 사용
안정적 사업 정착이 일차적 목표…앞으로 고추 종자·품종 연구하고 파

[농수축산신문=하은숙 기자] 

▲ 김민솔 아름다운 나라의 농부 부대표는 귀농 3년차로 어머니와 함께 전통방식으로 장을 만들고 있다.

전통장맛을 내는 장류공장 창업에 뛰어든 간 큰 아가씨가 있다. 27세 초짜농부 김민솔 씨다. 정확히 말해 김 씨는 어머니가 창업한 충남 청양군 장평면 소재 ‘아름다운 나라의 농부(아나농)의 부대표다.

2012년 어머니 유수란 씨가 먼저 귀농해 장류사업을 시작했고 김 씨는 엄마 따라 귀농한지 3년차가 됐다.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면서 식품산업에 뛰어드는 창업농들이 많지만 27세 여성의 농촌정착은 보기 드문 일이다.

요즘은 귀농보다는 창업농이 대세라 ‘농창업’이라고 표현한다. 김 씨 케이스는 귀농보다 창업에 더 가깝고, 창업이라고 하지만 가업을 승계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 먼저 귀농해 간장과 고추장, 된장을 담그는 어머니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어머니, 아름다운 농부의 나라 대표인 유 씨는 2012년에 귀농했다. 귀농지 청양에는 연고가 없었다. 한적한 청양의 산자락 운치에 반해 터를 잡고 장을 담그기 시작했다.

김 씨는 1993년생이다. 이화여대에서 생물교육학을 전공한 그녀는 선생님이 되려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다가 어머니가 계신 청양으로 내려왔다 2세 창업농이 됐다. 아직은 호된 노동도 물론 있지만 사장인 어머니가 하기 어려운 블로그와 직거래 등을 관리한다.

유 대표는 전업주부로 살아오다가 노후를 준비하면서 귀농을 생각했고, 경종농사보다는 된장 판매에 관심을 뒀다.

아나농의 장류는 전통방식 제조다. 하루 동안 불린 콩을 가마솥에 6시간 이상 삶아 메주를 빚고, 햇볕과 자연 바람에 말려 띄운 다음 옹기에 장을 담가 3년간 발효와 숙성을 거친다.

아나농의 장류는 로컬푸드의 원칙을 지키려 노력한다. 장류의 주 재료인 콩과 고추는 국산만 쓴다. 특히 고추는 인근 지역에 사는 5농가와 계약재배를 한다. 두 물, 세물 따기에서 수확한 고추만을 사용한다. 소금은 신안 천일염만을 쓴다. 아나농은 3년 이상 숙성된 간장과 된장만 판매하고 있다. 깊은 맛 때문이다.

김 부대표는 “시중에 파는 양조간장과의 차별화하기 위해 다른 첨가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든다”고 말했다.

아나농 장류는 충남도 학교급식에 납품되고 있다. 생산량의 절반 정도는 학교급식, 나머지는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블로그와 인터넷 쇼핑몰으로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판매하는 양도 제법 된다. 이외에도 대전지역 로컬푸드매장과 청양군청 및 우성농협 로컬푸드매장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김 부대표는 “아나농의 확장보다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게 일차적인 목표”라며 “여유가 생기면 고추 종자와 품종에 관해 연구하고 싶다”고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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