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 9일 기준 전월 대비 17% 이상 떨어지는 등 심상찮은 하락세를 보여 국내양돈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돼지고기 경락가격은 1㎏에 3200원 선까지 밀리며 한 달새 17% 가량 떨어졌다. 최근 5년 평균 경락가격과 비교해도 약 20%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돼지 가격 하락세의 원인으로는 사육 마릿수 증가에 따른 국내 돼지 공급량 증가와 돼지 국제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량 급증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경기둔화 및 외식문화 침체에 따른 돼지고기 수요 감소 등으로 최근 돼지고기 재고량이 급증한데 기인한 것 또한 하나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이중 가장 문제는 지난해 수입 돼지고기 물량이 전년대비 25.7% 증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격 우위와 이베리코 열풍 등으로 수입 돼지고기 취급 식당이 증가한데다 수입육을 원료로 한 간편시장도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베리코 열풍으로 지난해 스페인산 돼지고기는 전년대비 59.2% 늘어난 5만6000톤이 수입됐다. 이 같은 수입 물량 증가에도 돈가 호조로 손놓고 있던 국내 양돈 업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4일 경기 이천에 위치한 도드람양돈협동조합에서 열린 ‘2019년 제1차 전국양돈조합장협의회’에 참석한 한 양돈조합장은 돼지 가격이 높을 때 농가들은 너나할 것 없이 사육 마릿수를 늘리는데 주력했던 것이 이러한 사태를 일으키는데 한 몫 했다”며 “농가 스스로가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해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환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이사도 “낮아진 돼지 자급률과 둔화된 소비가 단기간에 나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한돈협회,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힘을 합쳐 소비촉진 및 홍보를 위한 기금 조성사업을 실시하고 출하 마릿수를 조절하는 등 대책 마련에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도 돈가 하락으로 한돈농가가 돼지 한마리 출하 시마다 약 9만원의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히고 한돈농가를 살리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한돈협회는 2월까지 2개월간 한돈자조금 30억원을 투입해 뒷다리살 1549톤을 구매, 비축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돈조합 등 1차 육가공업계가 2개월간 비축 후 CJ, 롯데, 선진, 목우촌 등 2차 육가공업계가 구매하는 수매비축사업을 실시해 공급량 저감으로 가격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하태식 한돈자조금 위원장은 “한돈농가는 현재 도산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사상 최대의 위기상황을 겪고 있다”며 “돈가 안정을 위해 돼지고기 안정적 수급조절 방안 등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과 산업 관계자들의 협조, 소비자들의 한돈 구매를 적극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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