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신선도' 위주 유제품 선택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글 싣는 순서

(상) 수입 유제품에 잠식당하는 국내 유제품 시장
(중) 국산 유제품, 수입 유제품 이길 수 없나
(하) 국산 유제품 경쟁력 강화 위한 대책 없을까

기능성·차별화 우유-가공유
구매비중 늘어

우유에 대한 고정관념 벗어나
기능성 강화·식사 대용 등
지속적 개발·홍보 필요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우유 매대에 기능성 우유가 진열돼 있다. 소화가 잘되는 락토프리 우유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조사결과 음용유, 치즈, 발효유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신선도’라는 결과가 나왔다. 여전히 소비자들은 신선도를 위주로 유제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신선도를 무기로 품질을 갖춘다면 국산 유제품에도 ‘희망’이 있다는 말이 된다.

국내산 원유 소비의 대부분이 음용유 시장에 의존, 국내의 1인당 시유 소비량이 30kg 초반대로 정체돼 있지만 지난해 기능성 우유는 소비가 늘어나는 등 시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산 유제품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국산 원유소비의 정체 이유를 알아보고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고민해 본다.
 

#국산 원유, 왜 소비 정체인가

1인당 유제품 소비량은 2010년 64.2kg에서 2016년 76.4kg으로 20%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1인당 시유 소비량은 33.2kg에서 32.7kg으로 줄어들었다. 대부분을 음용유에 의존하는 국산 원유소비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이를 수입 유제품이 대체했다는 것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그렇다면 국산 원유는 유제품의 소비증가에도 불구하고 왜 소비정체를 겪고 있을까. 낙농진흥회가 발주하고 연세대학교 원주산학협력단의 주관연구로 진행된 ‘국내산 원유 사용확대방안 연구용역’에 따르면 국산 원유소비의 정체 원인은 안정적이지 못한 수급 체계와 비싼 원유가격이 최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시장논리가 아닌 우유생산비와 소비자 물가를 반영한 원유가격 결정방식인 연동제로 원유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식량안보, 우유의 유통체계로 인한 한계로 현행 연동제를 수정하기는 어려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FTA(자유무역협정) 추진에 따른 유제품 관세율 하락도 수입 유제품 증가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출산율 저하와 노인인구 증가 등의 인구학적 변화는 음용유 소비 둔화에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윤성식 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교수는 “유당불내증의 과장 등으로 인한 우유 음용 기피 등을 이유로 우유에 대한 부정적인 소비자의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우유보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등 타음료 제품과 차별화 없이 유통기한까지 짧은 우유가 비선호 제품으로 전락하면서 국산 원유 사용이 더욱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별화 우유, 가공유 구매는 늘어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4주 평균 음용유 구매량 중 일반 흰 우유는 2017년보다 감소한 3.8kg으로 분석됐다. 음용유로 백색 시유 소비는 감소했지만 이 가운데 차별화 우유와 가공유 구매는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칼슘 강화나 락토프리 등의 기능성, 차별화 우유는 2017년 보다 3kg 늘어났고 가공유는 1.3kg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4주 평균 음용유 구매 비중 분석 결과 일반 흰 우유 구매 비중이 2017년보다 감소한 가운데 차별화 우유는 2017년보다 1% 가까이 올라가면서 25.3%, 가공유는 2017년보다 증가한 7.5%로 파악됐다. 

같은 조사결과에서 올해 음용유, 치즈, 발효유 소비의향은 2017년과 비슷하거나 늘리겠다는 소비자의 비율이 높았다. ‘건강에 좋기 때문에’를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이유로 꼽았고 ‘자녀를 위하여’, ‘식사 대용으로’가 뒤를 이었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이같은 소비자의 의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업계의 한 전문가는 “소비자들이 유당불내증을 차치하고서라도 우유를 음용하겠다는 의지가 높아진 것은 락토프리 우유 구매 의향이 높아진 것에서 알 수 있다”며 “우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능성을 강화하고 간편식 수요 증가 추세에 맞춰 식사 대용의 곡물우유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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