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협, 돼지가격 안정 위해 '모돈 10% 감축' 운동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돼지가격이 3월 들어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탕박 kg당 전국 평균가격은 3632원(4일), 3637원(5일), 3641원(6일), 3684원(7일), 3680원(8일), 3939원(11일)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부터 최근까지 돈가 하락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선 대규모 농가들이 개인 회생신청까지 가는 등 최근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속에서 대한한돈협회는 수입육 급증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최근 열린 협회 이사회에서 모돈 감축 계획(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일부 대규모 농장 도산 가능성 커져

업계에 따르면 경북지역의 모 대규모 양돈농장의 경우 돼지가격 하락과 각종 질병 등의 영향으로 일정 수준의 생산성이 나오지 않으면서 농·축협을 비롯해 유명 사료회사들로부터 수백억원대 규모의 빚더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법인 대표가 회생신청을 하고 지난달 법원에 출두했지만 채권단이 워낙 많아 생각만큼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농장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돼지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은행권 부채만 있다면 문제가 될 게 없지만 상거래 채권이 많으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농장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규모의 경우 최소 6개월 정도의 사료자금은 현금화 해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충북지역에서도 130억원대 규모의 양돈농가가 도산해 국내 모 사료업체가 최종 인수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고, 전라지역에서도 100억대 규모의 양돈농가가 도산 위기에 처해 모 업체가 인수하는 쪽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돈감축 등 자구책 필요

돼지가격 하락으로 현장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한돈협회는 300억원(10만원, 30만마리)의 정부(농협) 긴급 수매 사업을 건의하는 한편 사료구매자금 3300억원에서 5000억원 이상 증액과 특별사료구매자금 지원 및 기존 자금 상환기한 연장을 집중 요청했다. 돼지가격 폭락이 지속될 경우 농가 도산위기가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확대될 수밖에 없어 농가의 경영 안정과 사료비 부담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협회는 자구노력에도 나서기로 한 가운데 지난 7일 열린 이사회에서 모돈 감축 계획을 심의하고 실행에 나설 계획이다.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은 냉철한 자기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과 모돈 감축이 늦었지만 올가을 내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협회는 한돈농가 모돈 10% 감축 운동을 통해 돼지가격 안정을 도모키로 하고 오는 21일 개최하는 제42차 대의원 정기총회 결의를 거쳐 다음달 1일부터 모돈 감축을 시행할 계획이다. 

하태식 대한한돈협회장은 “한돈농가 스스로 자생의지를 밝히고 국민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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