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한우 수출, 이대로 좋은가 - (上) 여전히 갈 길 먼 홍콩 시장

국내 업체간 경쟁 치열...유통마진율 하락 이문예 기자l승인2019.03.12 19:2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上)여전히 갈 길 먼 홍콩 시장   
(下)안정적 수출 방안은  

 

고급육 이미지 정착 위해 
냉장육 수출 규정에도
마구잡이식 마리분·냉동육 유통

홍콩 시민 여전히 '한우 몰라'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

 

2015년 12월 한우가 홍콩으로 첫 수출길을 연 이후 올해로 벌써 4년차에 접어들었다. 애초 홍콩 시장 진출은 세계로의 한우 수출 가능성을 점치는 시험장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자 곳곳에선 한우 수출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일고 있다. 이에 현재 한우의 홍콩 수출 문제점을 짚어보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본다. 

 

지난해 상반기 한우 유통마진율 ‘마이너스’

한우 수출은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인한 국내에서의 한우 입지 축소에 대비하고자 시작됐다. 해외 고급육 시장으로 진출해 한우의 유통 범위를 확장시켜보자는 것이었다.

이 중 스테이크나 일본식 구이 문화 선호에 따라 발전한 홍콩의 고급육 시장은 한우가 파고들기 좋은 시장으로 판단됐다. 이미 한우처럼 프리미엄 소고기를 표방하는 일본의 화우가 최고급 소고기 브랜드로 자리해 고가에 판매되는 등 성공을 거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화우의 성공을 보고 달려든 한우의 경우 오히려 해가 갈수록 수출단가가 떨어지는 등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격적인 한우 수출이 시작된 2016년의 평균 수출단가는 kg당 9만6023원이었다. 이는 당시 등심·안심·채끝 등 고급부위의 1+등급 평균경락가보다 약 3만3918원 높은 수준이다.

2017년에는 한우의 평균 수출단가가 kg당 6만7271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급부위의 1+등급 평균경락가보다는 약 4016원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8월까지의 집계 결과에선 이같은 흐름이 역전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평균 수출단가가 kg당 6만1591원이었지만 1+등급 평균경락가보다 7319원, 1등급 평균경락가보다도 2409원이 낮았다. 1+등급을 기준으로 할 때 유통마진율은 -11.9%로, 원가 보전도 힘든 상황이었던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한우의 단가 하락은 국내 업체간의 과도한 경쟁 때문”이라며 “애초 한우는 고급육 전략을 내세워 수출을 시작했지만 이런 공감대가 없는 이들이 마구잡이로 한우를 수출하는 바람에 홍콩 내에서 한우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분·냉동육, 한우 고급육 이미지 하락 

한우 단가가 이처럼 곤두박질 친 데에는 마리분과 냉동육 유통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우 수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 한우수출분과위원회는 수출 초기 고급육 이미지의 정착을 위해 1+등급 이상, 냉장육만을 수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력이 없어 마리분과 냉동으로 유통되는 물량이 존재하고, 이런 물량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콩에서 유통되는 냉동육의 대부분은 처음에는 냉장육으로 수출되지만 현지에서 급랭 과정을 거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홍콩의 고가 브랜드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국내 일부 업체들이 현지 다른 업체들과의 차별 포인트를 두기 위해 품질보다 가격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부에서는 유통기한 등을 감안해 냉장육 물량을 조기에 소진하기 위해 냉동해 판매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마리분의 15% 정도는 냉동육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홍콩에 한우를 마리분, 냉동육으로 유통시키는 업체에선 나름 경쟁력을 생각하겠지만 이는 시장 전체에 혼란을 주고 공멸로 이끄는 행위일 뿐”이라며 “기준 없이 가격을 낮춰 유통하면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1+등급 이상, 냉장육 한우를 구입한 이들은 속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손종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나 혼자만 살아남겠다는 생각보다 상생의 길을 넓혀나간다는 생각으로 한우 수출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시민 절반 넘게 여전히 ‘한우 모른다’

한우 수출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홍콩 시장에서 한우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10월 한우자조금이 용역을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홍콩 내 고급 소고기 구매가 가능한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 한식당 방문객 중 절반 이상인 53%가 한우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홍콩 현지에서 지속적이고 활발한 마케팅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한우 수출의 전체적인 틀을 잡고 추진력 있게 밀어붙일 컨트롤타워의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문예 기자  moonye@aflnews.co.kr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문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식회사 농수축산신문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08140  /  등록일자 : 2008.11.06  /  제호 : 농수축산신문
발행인·편집인 : 최기수  /   주소 : (06693)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천로2길 12(방배동)  /  대표번호 : 02)585-0091
팩스번호 : 02)588-4905,4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희
Copyright © 2019 농수축산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