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노후화된 시설부터 각종 민원, 1년 가까이 된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 공석에 이르기까지 구리도매시장이 직면한 현안에 대해 정작 구리시는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구리도매시장 유통인, 공영도매시장·학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구리도매시장의 중앙도매시장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개설자인 구리시는 시장에 대해 무관심 한 상황이다.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 공석사태가 1년 가까이 되면서 구리도매시장의 현안과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올해 업무계획도 제대로 수립하지 못했다는 게 유통인들의 전언이다.

뿐만 아니라 옥상 주차장 노면 노후화로 인해 환풍 시설로 경매장까지 먼지가 유입되고 있다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리시는 당초 시설현대화사업 계획서와는 달리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설자인 구리시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 시장 활성화 관심 없는 개설자

장기간의 사장 공석사태는 적지 않은 문제를 낳고 있다. 시장 내 민원부터 굵직한 현안까지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 유통전문가를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으로 선임하겠다는 게 당초 시의 입장이었지만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선정 문제부터 최종심사까지 올라간 후보자들의 재직기간이 문제가 되면서 시가 인사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난무했다.

구리도매시장 유통인들은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이 공석이다 보니 현안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사와 시 조차 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며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구리도매시장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구리농수산물공사는 2017년 4월 제출한 시설현대화사업 계획서에 맞춰 재건축을 고민했지만 시는 반대로 시설노후화, 화재 발생, 주민 민원 등을 핑계를 대며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2017년 당시 구리시는 재건축 시설현대화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했으며 사업대상자로 선정돼 시설현대화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린벨트 지역으로의 이전 타당성 용역을 발주했다.

구리시가 현 부지에서 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시장 환경 개선과 물류효율화 등이 가능하다는 당초 배포자료와 달리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학계 관계자는 “시설현대화사업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음에도 시가 이 같이 행동을 취하는 것은 현 인창동 땅 값이 상승해 공영도매시장 부지로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사노동 그린벨트 지역으로 이전을 검토하는 것은 구리도매시장을 이용하는 생산자, 소비자를 생각한 게 아닌 그린벨트를 풀고 땅 값을 상승시키려는 의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 도매시장 종사자 민원 관심 무(無)

구리도매시장 옥상에 고객들을 위한 주차장이 건설돼 있지만 노면이 떨어지고 미세먼지에 가까운 먼지가 발생해 경매장 내로 반입되고 있다.

그간 도매시장법인을 비롯해 중도매인들이 민원을 제기했지만 몇 년이 지났음에도 제대로 된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흙먼지가 경매장까지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옥상의 환풍시설이 경매장 내 환경 개선을 위해 좋지 않은 공기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떨어진 노면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오히려 경매장까지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구리도매시장 유통인들은 “최근 구리시가 시설 개보수 의사를 밝혔지만 이전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비용만 사용할 것”이라며 “10년이 넘게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전을 왜 고민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매시장에 대한 시의 정책은 항상 최하위였으며 단순한 민원도 처리되지 않았다”며 “공영도매시장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이 아니라 출하자들이 생산한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막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리시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과 관련 “구리농수산물공사 사장은 임추위 구성 후 공모 중으로 부적격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다음 달 중순 경 임명될 전망”이라며 “시설현대화는 단기적으로 재건축, 장기적으로는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분 시설 보수는 구리농수산물공사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 민원은 확인절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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