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지난 주말, 식품과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경기 수원에 위치한 한 창고형 대형할인매장을 찾았을 때 축산코너 내 수입 소고기 매대 앞에는 시식행사를 진행하던 한 직원이 바쁘게 소고기를 굽고 있었다.

그러면서 매대를 둘러보는 수많은 고객들을 향해 “맛 좋은 미국산 프리미엄 소고기입니다, 맛보고 가세요. 한우보다 맛있습니다”라며 활발히 판매를 진행하고 있었다. 소분실 내 고기를 자르는 직원 또한 바쁘게 움직였고, 냉장 매대 내 회전율은 꽤나 좋아 보였다.

개인적으로 한우의 품질과 맛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에 걸맞은 비용을 지불하고 한우고기를 선택해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그곳에서 봤던 수입 소고기 매대와 한우 매대 앞에 있던 소비자들이 보였던 관심도는 이미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입 소고기의 수입량은 늘어나면서 시장반응까지 좋은 현실을 눈앞에서 체감하니, 40% 밑으로 떨어진 한우자급률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지난달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는 2017년 11억7700만달러치가 수입됐는데 지난해는 이보다 31.5%가 증가한 15억4800만달러치가 수입됐다.

특히 미국산 소고기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북미산 프리미엄 소고기 ‘엑셀비프(Excel®)’는 2017년 1월부터 11월까지 5만1255톤의 수입량을 기록했는데, 지난해는 같은 기간 동안 1만5443톤 증가한 6만6698톤의 수입량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로, 국내 시장에서의 미국산 프리미엄 소고기 브랜드 입지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수입 소고기의 시장점유율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동안 한우 업계는 뚜렷한 대비책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갈수록 낮아지는 수입 관세로 인해 수입량이 늘어나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정부와 농협, 전국한우협회가 힘을 합쳐 침체된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의기투합해야 한다. 최소한 국내에서 한우를 먹는 소비자가 수입 소고기를 먹는 소비자보다 더 많도록 강력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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