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참여 저조할 경우 쌀 값 하락 불가피
목표대비 성과 절반에 그쳐
정부의 적극적 행보에도 이상기후 피해·쌀값 상승에 심리적 박탈감
여전히 정책실효성에 의구심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上)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 예견된 난항
  (中) 농가 참여 담보할 수 있나
  (下) 해결 과제는

정부의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이 2년차를 맞았다.

쌀 소비량은 감소하는데 정작 생산량은 증가하는 쌀 시장의 구조적 공급과잉 기조를 끊기 위해 선택한 논 타작물 재배. 사업 첫해인 지난해 정부와 농협, 생산자단체 등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목표대비 53.1%라는 절반의 성과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올해 사업 참여가 저조할 경우 쌀값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지면서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연초부터 사업참여를 독려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예고된 난항’이었을 사업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짚어보고 쌀 공급과잉 구조 해소라는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이 본래 목적을 달성키 위한 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 논 타작물 재배 왜 추진케 됐나
국내 쌀 산업은 2000년 이후부터 구조적으로 공급과잉 기조를 유지해 오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증가한 쌀 생산량을 소비가 뒷받쳐 주지 못하고 오히려 쌀 소비는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율관세할당(TRQ)에 따라 매년 40만9000톤의 쌀을 수입하고 있다.

이 같은 쌀시장의 공급과잉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급기야 정부가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 다른 명칭으로 쌀 생산조정제 도입을 검토하게 됐다.

그 일환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7년 9월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쌀 생산조정 추진 T/F’를 구성, 이듬해인 지난해 1월 벼 재배면적 5만ha 감축이라는 목표 아래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 추진 계획을 확정·추진한 바 있다.

# 농업인 사업참여 주저, 절반의 성과에 그쳐
결론적으로 지난해 추진했던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은 절반의 성과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논 타작물 재배사업 실적을 살펴보면 계획면적은 두류 1만5000ha, 조사료 1만5000ha, 일반풋거름작물 2만ha 등 총 5만ha였다. 사업신청면적은 3만1125ha로 이중 2만6550ha에서 실제 타작물 재배가 이뤄져 계획대비 이행률이 53.1%에 그쳤다.

쌀값 상승에 따른 관망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타 작목 재배시 소득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는데다 논을 밭으로 전환하는데 따른 기계화 및 대체품종 미흡 등으로 사업출발 자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년차인 올해 상황도 장담키 힘든 상황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 목표면적은 5만5000ha다. 당초 목표보다 5000ha를 늘렸다. 지난달 18일 기준 사업신청 실적을 보면 총 5110.3ha로 목표대비 9.3%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7.5% 수준에 불과하다. 6월까지 참여신청을 받을 예정이어서 미리 속단키는 어렵지만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농식품부도 최근 지원 단가를 인상하고 공공비축미 배정과 논콩 전량 수매 및 수매가 인상, 농지 신청요건 완화 등 추가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키로했다. 또 생산자 관련 단체와 업무협약 체결이나 결의대회 등을 통해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 제도개선 불구 실효성에는 의구심 여전
이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농업현장에선 여전히 정책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콩, 조사료 등 타 작물로 전환한 농가들은 냉해, 폭우 등 이상기상에 따른 피해를 입은데다 쌀값 상승에 따른 심리적 박탈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공공비축미 추가배정 등에 따른 기대수익 역시 직접 벼농사를 지어서 소득을 높이는 것에 미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이 올해까지인 만큼 내년부터 지원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굳이 작목전환을 위해 투자를 할리 만무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올해 쌀값이 떨어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면서 직불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벼 심기를 고수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사업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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