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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FTA(자유무역협정)로 인한 수입 과일 증가와 1인 가구 급증,  HMR(가정간편시)시장 급성장 등 급변하는 유통환경과 시장변화에 산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국내 과수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국내 과수시장 위축은 고스란히 농가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김동환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이 최근 발표한 ‘소비자 지향적 과수산업 발전전략’에 따르면 국내 과수산업은 현재 영세·고령농 증가와 관행재배 등으로 생산기반이 취약하며, 우수한 과수 품종의 국내 개발은 미진하고 낙후된 유통구조와 자율적 수급조절 노력은 부족한 것으로 진단됐다.


특히 현재 과수 거점 APC는 22개나 건립, 운영 중이나 과수 유통량 중 고작 8%정도만 처리, 대외교섭력을 갖춘 유통 물량 확보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급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자율적으로 수급을 조절한다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현 상황에서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원과 대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 뿐 아니다.

소비 시장은 다채로운 컬러의 과실을 선호하고, 대과보다 중소과를 선호하고 반가공품 소비도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과실 유통은 사과, 배 등 전통과실 중심이며 여전히 대과 위주로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시장의 변화는 어떤가. FTA로 국제 무역이 활발해지고 관세가 낮아지면서 해가 갈수록 과일수입은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0년도 11.3%이던 수입과실 비중은 2010년 18.4%로 급증한데 이어 2017년 26.9%로 늘어났다. 이에 반해 국내 과실비중은 같은 기간 88.7%에서 81.6%로 내려간데 이어 2017년 기준 73.1%로 급락했다. 
 

또 1인 가구수는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2000년 15.5%에서 2017년 28.6%로 큰 폭으로 늘어났으며 HMR시장은 불과 몇 년 사이에 급상승, 조만간 4조원대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인 가구 시대와 1인 가구 시대의 소비와 구매패턴은 확연히 다르다. 가정간편식 시대의 과일 소비는 또 어떠할까. 
 

이처럼 소비지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과실을 공급하는 산지 공급시스템은  여전히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소비시장 변화에 발맞춰 산지의 공급 시스템과 상품을 바꾸지 않으면 국내 시장에서 국산 과실 취급 비중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이 자명해 보인다. 산지의 생산 물량을 조율하고 통합 판매를 추진하며, 상품개발과 마케팅을 제대로 해 낼 수 있는 통합 마케팅 조직 구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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