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두렁 태우기 그만…전문약제로 방제해야
해충 방제 이유로 밭두렁 소각
잘못된 상식으로 해충보다 익충이 더 죽어
바람타고 산불로 번지기도
화학적방법으로 손쉽게 처리
효과적 방제로 산림보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최근 강원도에서 대형산불이 발생,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농촌에서의 잦은 산불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방치된 칡덩굴은 화재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농촌지역 산불의 경계대상 1호 논·밭두렁과 칡덩굴에 대해 알아봤다.

▲ 산불발생이 많은 계절, 논·밭두렁과 칡덩굴이 대형화재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어 전문 약제를 통한 효과적인 방제가 필요시 되고 있다.

# 논·밭두렁 태우다 발생한 화재 3년간 1338건

농촌지역에서 해충방제 등을 목적으로 논두렁이나 밭두렁을 태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산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며 소방당국의 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6~2018년)간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시작된 화재는 1338건이었고 재산피해만 11억여원에 달했다. 인명피해도 64명이나 발생, 16명이 사망했다. 이들 사망자와 부상자 대부분은 노인층으로 60대 이상이 8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농촌에 사는 노인들이 봄철에 논두렁이나 밭두렁을 태우는 경우가 많은데 바람 등에 의해 화재가 급속히 확산돼 산불로 번지는 것이다. 게다가 고령자들은 화재가 확산될 때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불을 끄려고만 하다가 숨지는 경우가 많다고 소방청은 설명했다.

# 해충보다 익충 8배나 더 죽어

농촌지역에서 논두렁이나 밭두렁을 소각하는 이유는 해충 방제를 주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실상 해충보다는 이로운 곤충이 더 많이 죽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대표적인 농촌의 잘못된 상식으로 꼽힌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논두렁이나 밭두렁을 태울 경우 죽게 되는 곤충의 비율은 딱정벌레, 노린재, 파리 등 해충이 11%인 반면 거미 등 익충이 89%나 된다. 대부분의 해충이 땅 속과 흙 속 잡초 뿌리에 붙어 월동을 하기 때문에 불을 놓아도 잘 죽지 않고 오히려 이로운 곤충만 태워 죽이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논두렁이나 밭두렁 주변에는 칡덩굴이 방치된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소각하거나 논·밭두렁을 태우는 과정에서 강한 바람 등으로 칡덩굴로 불이 옮아 붙어 산불로 확산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칡덩굴 등 방제는 전문약제로 해야

방치된 칡덩굴은 논두렁이나 밭두렁 주변뿐만 아니라 산소주변에서 성묘객 실화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과수원이나 밭 등에서 소각이라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경작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산불로 이어지곤 한다.

이에 칡덩굴 등에 대해 소각하기 보다는 선택성제초제 등 전문약제를 통한 화학적 방법으로 손쉽게 처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덕환 경농연구소 산림·조경 TM은 “봄철 논두렁이나 밭두렁을 소각하면서 산림 임연식생 내 문제 식물인 칡덩굴로 화재가 확산되고, 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5월 말~6월 중순, 7월 중순~10월 초 두 차례의 경엽처리로 칡덩굴 밀도감소, 가로수 및 조림목 피해경감, 칡 발생 억제, 덩굴낙엽층 생성 억제 등의 방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광엽잡초 전문 선택성제초제를 사용하면 칡을 포함한 덩굴류와 조림지 내 경제수종의 생장을 방해하는 간섭수목(잡관목) 방제가 가능하며 산소나 골프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며 “칡덩굴 발생 후 겨울철 덩굴건초더미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발생하는 칡덩굴에 대해 효과적으로 방제해 우리 소중한 산림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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