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세계는 유튜브 열풍이다. 서점가에는 유튜버(스트리머)가 되기 위한 필수과정인 동영상 제작과 편집 관련 서적이 쏟아지고 있다. 포털 검색에도 유튜버 수익이나 유튜버 되는 법 등의 검색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유튜버가 초등학생 장래희망 5위에 올랐다. 바야흐로 1인 방송시대다.

 

농업계 역시 젊은 농군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소위 농튜버라 불리는 이들은 농사짓는 법이나 귀농·귀촌 시 유의사항 등 농업·농촌과 관련한 주제들로 방송을 하고 있다.
 

이들 농튜버들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메시지 가운데 하나는 ‘환상을 버리라’는 것이다. ‘억대 농부’, ‘농업의 성공신화’ 등 현란한 수식어로 농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농튜버들이 귀농 후 수입을 공개하며 ‘매출’, ‘조수익’ 등을 실제 순이익과 혼동해선 안 된다고 당부한다.

주변에서 억대 매출을 올렸다는 이들도 토지임대료, 비료·농약을 비롯한 농자재비용, 포장지 등을 제하고 나면 대부분 인건비 수준밖에 남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규모화 된 농지에서 기계화까지 가능한 경우 그나마 편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이는 수억원대의 초기투자비용이 요구되는 만큼 이미 부모에게 토지나 농기계, 창고 등 기반을 물려받는 경우가 아니면 말리고 싶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덧붙인다.
 

물론 모든 농업인들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례가 마치 전체인양 포장돼선 안 된다. 비단 농튜버가 아니더라도 많은 청년농업인들이 “농업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심어주는 것은 위험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농업과 농촌의 현실을 특정한 프리즘이 아니라 맨눈으로 볼 수 있어야 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업과 농촌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위험하지만 환상만을 심어줘서도 안 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농업·농촌이 아니라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농업·농촌의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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