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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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

사람의 존재 이유를 묻는 질문이 여럿 있다. 그중에 ‘인간은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도 그중 하나다. 정말 매 끼니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며 음식점을 찾다 보면 마치 먹기 위해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분명한 것은 먹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왕 먹을 거라면 무엇을 선택해 먹어야 할 것인가. 먹거리에 대한 고민 때문인지 TV도, 유튜브도 먹방이 대세다. 스마트폰에 맛집을 소개하는 어플 1~2개는 깔아놓고 즐겨 이용할 정도다.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사회현상 중 하나다.

사실 필자가 어렸던 시절에는 먹을 것이 없어 하루 세 끼 풀칠하기도 힘들었다. 풀죽이든 보리밥이든 굶지 않고 허기만 달래도 감사했고 행복하기만 했다.

하지만 경제발전과 함께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삶의 여유가 생기며 먹거리에 대한 관심 또한높아짐에 따라 이제는 하나를 먹더라도 안전을 최우선 시하는 시대가 됐다.

그래서 그런지 식품안전인증 마크인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을 국민의 70%가 인지하고 있을 정도다.

HACCP이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1995년이다.

정부의 다양한 정책 지원과 식품, 축산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에 힘입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식품생산 유통물량의 85%가 HACCP 인증 제품일 정도로 많은 성장과 발전을 거뒀다.

이처럼 HACCP이 도입된 이래, 보다 많은 국민에게 식품안전의 혜택을 누리도록 HACCP의 양적 확대에 치중한 측면이 있었다. 알게 모르게 소비자가 구매하는 대부분의 먹거리가 HACCP 인증 제품인 것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였다.

하지만 최근 연이어 발생했던 식품 안전사고로 인해 HACCP 인증 업체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 평가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먹거리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HACCP의 질적 성장을 통한 내실화를 위해 여러 가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걸음으로 지난해 정부 예산 38억으로 공기시료채취기, 데이터로거, 수분활성도 측정기, 드론 등 과학화장비를 도입해 HACCP 심사 및 기술 지원에 투입했다.

HACCP 심사 체계를 현장 검증 위주로 고도화한 것이다. 심사 현장과 기록에 대한 신뢰성이 의심되는 경우 시료를 채취하고 정밀 분석을 통해 그 결과를 심사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HACCP 인증 업체의 사후관리를 점검하는 정기 조사평가를 불시 평가로 전환했다. 그동안 조사평가 일정을 업체에 사전 예고하는 행정예고제를 시행하다 보니, 일부 업체에서 이를 악용해 통보된 방문 일정에만 HACCP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사례가 있었고 이는 식품 안전사고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고시를 개정해 사전 일정 통보 없이 불시에 현장을 방문해 심사를 수행토록 했으며, ‘축산물 위생관리법’을 위반한 업소는 조사평가 실시 여부와 상관없이 불시 평가를 실시해 필요한 교육, 행정지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불시 평가 시행으로 HACCP 인증 업체는 상시 평가에 대비해야 하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귀어초심(歸於初心)의 마음, 즉 처음 인증받았을 때의 마음으로 HACCP 기준을 준용하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식품 안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은 물론 식품 경쟁력 강화라는 선물로 되돌아올 것이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도 축산물 정기 조사평가 대상 업체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는 알림 서비스 등 함께 발맞춰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도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과 HACCP 인증 업체의 노력을 믿고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응원은 간단하다.

먹거리를 구매할 때 HACCP 인증 제품을 확인하고 장바구니에 담는 것이다.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소비자와 인증업체 모두가 발전하고 상생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HACCP 인증 업체와 소비자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HACCP 인증 제품이 신뢰받고 먹거리 안전의 제1의 선택 기준이 되는데 전사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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