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교수 김유용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 

2019년은 돼지해라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는데, 2018년 8월 중국 선양에서 발생된 ASF(아프리카돼지열병)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중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2018년 8월부터 돼지열병이 발생해 야생멧돼지를 통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에서도 ASF와 구제역이 산발적으로 계속 발생하고 있어 국내로 질병이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고 방역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처럼 인접한 나라들이 다양한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질병에 대한 대비나 예방보다는 우리나라 축산인들은 정부의 규제정책에 따라 발등에 떨어진 현안들에 대처하느라 양축농가들은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유럽의 양돈선진국들은 현재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는 ASF를 범정부차원에서 대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덴마크는 이미 ASF가 발생한 폴란드에서 독일로 야생멧돼지에 의해 ASF바이러스가 유입돼 궁극적으로 덴마크로 유입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2019년까지 독일과 덴마크 사이에 야생동물들이 넘나들지 못하도록 철책을 치고, 덴마크 국내에서는 야생멧돼지를 2019년 말까지 전부 살처분하는 정책이 이미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고 있다. 
 

국내 양돈업계에서도 가장 큰 현안은 무엇보다도 러시아, 중국,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ASF가 국내에서 발생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11월 24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2011년 4월에 종식되기까지 무려 300만마리 이상의 돼지를 살처분한 아픈 경험이 있다.

구제역이 종식되고 국내 축산농가들이 농장에서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축산농가들은 울타리, 외부출하대, 샤워장의 설치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가축방역 SOP에 제시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전국의 양돈장을 둘러봐도 이런 시설들을 완벽하게 설치한 축산농가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내외 가축질병 전문가들은 ASF는 다행히 구제역과는 달리 공기를 통한 전염보다는 접촉성이나 물, 사료 등을 통한 감염이 대부분이므로 농장에서의 차단방역만 잘 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으로 말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ASF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도 없고, 치료약도 없는 실정에서 우리나라축산농가들은 농장울타리, 외부출하대, 샤워장의 설치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설치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방역당국에서는 이미 ASF가 발생한 중국이나 러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하루에도 수십번 드나드는 비행기, 선박들에 대해서 파리의 유입을 방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파리는 약 100미터 이내의 지역에서만 움직이며 생존하는 곤충이지만, 사람이나 자동차 등의 매개체에 붙어서는 생존반경을 훨씬 벗어난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이제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면 특히 중국에서 들어오는 비행기와 선박에 파리, 모기 등의 곤충들이 국내로 유입되기 쉽게 될 것이다. 현재의 국경방역이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비행기나 선박의 내부를 철저히 소독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국경검역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미 ASF에 감염된 지역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이 여행을 갈 때, 간과하기 쉬운 것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관광지방문을 유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관광지에는 중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모이게 되므로 어느 지역에서 온 사람인지 구분이 안가고, 특히 ASF발생지역에서 오염물이 묻어오는지도 모른다.

일반 국민은 물론, 축산을 종사하는 사람들이 ASF가 발생한 나라로 여행이나 출장을 갈 경우, 반드시 현지에서 사용했던 신발은 국내로 가져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귀국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ASF는 현재 백신도 치료약도 없는 심각한 질병이므로 국내 양돈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범국민적인 노력이 함께 시행될 때 ASF는 국내에서 발생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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